공정위, 재계 싱크탱크에 상 주는 까닭은?

  • 입력 2009년 4월 1일 02시 58분


친시장 정책 선회 공정위

재계와 관계개선 상징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싱크탱크’인 한국경제연구원의 김종석 원장(사진)이 공정거래와 관련된 규제를 개선하는 데 기여한 공로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상을 받는다. 재계의 논리를 대변하는 인물에게 공정위가 상을 주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공정위는 ‘제8회 공정거래의 날’인 1일 김 원장에게 국민포장을 수여한다고 31일 밝혔다. 공정위 당국자는 “김 원장이 지난해 공정위의 법령선진화추진단 민간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지속적으로 규제 개선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면서 “개인에게 주는 상일 뿐 소속 단체와는 관계가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전경련은 노무현 정부 시절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등을 둘러싸고 공정위와 불편한 관계였다. 또 김 원장은 홍익대 교수(경제학) 시절인 2006년 “공정위가 권력 기관화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등 공정위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 이런 점 때문에 김 원장의 이번 수상이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부드러워진 공정위와 재계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백용호 위원장은 재계의 요구를 일부 받아들여 출총제 폐지, 금산분리 완화 등 친(親)시장적인 경쟁정책을 펴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윤봉수 ㈜남성 대표이사와 오진환 법무법인 세계종합 변호사가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는 등 공정거래 유공자 29명이 상을 받는다. KT 삼성물산 LG전자 등 하도급공정거래협약 우수 기업 3곳은 공정거래위원장 표창을 받는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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