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세계무역 9% 줄어든다

  • 입력 2009년 3월 25일 02시 57분


WTO 전망 “수요감소-보호주의 영향”… 80년만에 최악

한국기업, 중저가품 수출 주력… 중동 - 중남미 눈돌려야

글로벌 경기 침체로 올해 세계 무역량이 지난해보다 약 9% 줄어들 것이라고 세계무역기구(WTO)가 24일 전망했다.

이에 앞서 세계은행도 이달 초 ‘개발도상국의 경제위기 대응’이란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교역량이 80년 만에 가장 큰 규모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 주요 기관들의 전망이 들어맞게 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큰 타격을 받게 된다.

WTO가 홈페이지(www.wto.org)를 통해 공개한 연례 무역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계 수출(물량 기준)이 9%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은 10%, 개발도상국은 2∼3% 감소한다는 것이 WTO의 예상이다.

WTO는 이 보고서에서 수출량 감소를 교역 감소와 같은 개념으로 사용했다.

이 보고서는 교역량 감소 원인에 대해 △전 세계적인 수요 감소 △전체 교역에서 차지하는 글로벌 공급 비율의 확대 △무역금융 부족 △보호주의 등 4가지를 꼽았다.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은 “전반적으로 수요가 급속히 사라짐에 따라 교역은 훨씬 더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각국 정부는 보호주의로 회귀해 가뜩이나 좋지 않은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태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장도 이날 ‘대내외 무역환경과 전망’을 발표하며 “수출은 세계경제 침체에 따른 투자 및 소비위축으로 수출단가와 물량이 모두 크게 감소할 것”이라며 “올해 한국 수출은 지난해보다 18.4% 감소한 3444억 달러, 수입은 25.4% 감소한 3247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출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에 대해 ‘틈새시장 공략’으로 세계 교역량 감소의 여파를 비켜 가길 조언했다.

정재화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세계 교역이 9% 줄어드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라며 “한국 기업들은 경기 침체기일수록 고가품보다 중저가품 수출에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상대적으로 경기 침체의 영향이 적은 중동과 중남미 시장을 노리고, 주요국의 내수 경기 부양책에 따른 틈새시장도 뚫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WTO는 지난해 세계 수출 총액을 16조1270억 달러(약 2경2417조 원), 수입 총액을 16조4150억 달러로 집계했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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