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은행 예금 83조 급증

  • 입력 2009년 3월 16일 02시 52분


금융위기로 안전자산에 돈 몰려

2000년 이후 최대 증가폭 기록

지난해 은행 예금이 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에는 증시 호황으로 돈이 증시로 이동했지만 2008년에는 반대로 금융위기의 영향 탓에 안전자산인 예금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08년 은행수신 동향’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수신 잔액은 지난해 말 1131조7000억 원으로 2007년 말보다 112조2000억 원(11.0%) 증가했다. 2007년 증가액 87조8000억 원(9.4%)보다 크게 늘어난 것.

수신상품 중 예금은 지난해 83조1000억 원(14.2%)이 증가해 2000년(83조6000억 원)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예금은 외환위기 이후 고금리 효과로 1998년 53조6000억 원, 1999년 70조8000억 원씩 큰 폭으로 늘었지만 2003년 이후 증가세가 주춤해졌고 2004년에는 5조6000억 원 감소하기도 했다. 2007년에는 증시 호황에 따라 2조5000억 원 증가에 그쳤다.

반면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표지어음 등의 상품은 지난해 6조 원이 줄었다. 특히 CD발행 증가액은 전년의 33조 원에서 3조8000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김화용 한은 금융통계팀 과장은 “지난해 은행들이 고금리 특판예금으로 예금 유치에 나선 데다 하반기의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식시장 투자자금이 안전한 예금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말 현재 은행의 수신계좌는 1억7464만 개로 718만 개가 늘었다. 이는 전년(202만 개)보다 증가폭이 크게 커진 것으로 은행들이 급여계좌 우대 등으로 예금을 적극 유치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풀이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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