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살리자” 평택 전체가 뛴다

  • 입력 2009년 3월 10일 02시 57분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차를 살리기 위해 평택시와 시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치고 있다. 1월 22일 경기 평택시청 앞에서 1만여 명의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뉴 평택 창조를 위한 시민연합’ 주최로 열린 쌍용차 살리기 시민 결의대회 모습. 사진 제공 평택시청
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차를 살리기 위해 평택시와 시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치고 있다. 1월 22일 경기 평택시청 앞에서 1만여 명의 시민이 참가한 가운데 ‘뉴 평택 창조를 위한 시민연합’ 주최로 열린 쌍용차 살리기 시민 결의대회 모습. 사진 제공 평택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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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10만명 탄원서… 경제-종교계 車 세일즈… 市는 협력업체 지원

“쌍용차가 살아야 우리 아들 대학 간다.”(평택시발전협의회)

“쌍용차 살려 지역경제 살리자.”(평택시의사회)

9일 경기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공장 정문은 쌍용차를 회생시키자는 내용의 현수막 20여 개가 입구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날은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차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며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 꼭 두 달이 되는 날. 지난달 6일 법정관리 신청이 받아들여졌지만 앞으로 쌍용차가 회생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니다. 그만큼 쌍용차는 물론이고 쌍용차에 직·간접적으로 생계기반을 두고 있는 하청업체와 평택시민들의 우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두 달 동안 평택시와 시민들은 “그냥 주저앉을 수는 없다”며 쌍용차 살리기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평택시 전체가 거대한 ‘쌍용차 기업 살리기 운동 본부’로 변해가고 있었다.

○시민들이 나섰다

평택시에 거주하는 쌍용차와 협력업체 근로자는 약 1만 명. 하지만 직계 가족을 포함하면 평택시 인구 40만 명의 약 10%가 쌍용차와 직·간접으로 연결된다.

쌍용차가 회생에 실패할 경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연쇄 도산은 물론이고 평택시 전체에 미치는 악영향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날 통복시장에서 만난 시민 김정례 씨(49·여)는 “쌍용차 때문에 평택이 먹고사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시민 모두 걱정이 많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쌍용차 공장 주변에서 음식점을 하는 한정호 씨(39)는 “월급이 나오는 월말이면 단체회식도 많고 북적거렸는데 쌍용차 사태 이후 매출이 30%가량 떨어졌다”며 “주변 상인 모두 하루빨리 정상화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법정관리가 신청된 직후 쌍용차를 살려달라며 탄원서에 서명한 평택시민은 10만7000여 명으로 평택시 인구의 4분의 1에 이른다. 1월 22일에는 1만여 명이 시청 앞에 모여 쌍용차 살리기 결의대회도 벌였다.

시민들은 ‘뉴 평택 창조를 위한 시민연합’, ‘쌍용자동차 사랑 운동본부’ 등 자발적으로 풀뿌리 조직을 꾸렸다.

쌍용자동차 사랑 운동본부 우관재 공동대표(72)는 “쌍용차 회생은 시 전체의 미래가 달린 문제”라며 “최근에는 쌍용차 노조와 만나 회사 살리기 운동에 적극 동참하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로 뛰는 쌍용차 살리기

평택시도 쌍용차의 법정관리 신청 직후 직원 7명으로 전담반을 꾸려 1년 365일 24시간 운영하는 ‘36524 비상대책단’을 가동하고 있다. 대책단은 협력업체 자금지원과 구조조정 퇴직자 취업알선, 실직자 생계 지원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

공무원, 경제, 종교계 인사들은 쌍용차 판매지원단을 구성해 경기도내 시군을 돌며 쌍용차를 팔고 있다. 지원단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4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자동차 세일즈 투어’를 벌여 경기도와 도의회를 비롯한 도내 12개 지자체에 22대의 차량을 팔았다. 수원시와 오산시는 ‘향후 쌍용차 우선 구매 의향’을 밝혔고 시민들 사이에도 쌍용차 구입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부품, 사후서비스 걱정 마세요

쌍용차는 올해 1월 국내시장 판매실적이 77%나 하락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자동차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데다 쌍용차가 잘못될 경우 애프터서비스와 협력업체로부터의 부품 조달 등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는 고객의 불신이 작용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에 평택시는 농협중앙회 평택지부로부터 경영 위기를 맞은 대표 협력업체 4개사에 18억3700만 원의 지원 협의를 이끌어 냈다. 또 331개 관내 기업에 모두 63억8800만 원의 경기신용보증재단 보증 지원을 연계해 이 중 162개사(33억4100만 원)의 보증 지원을 완료했다.

송명호 평택시장은 “쌍용차를 살리는 데 평택시 전체가 하나가 됐다”며 “정부를 포함한 각계각층의 폭넓은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평택=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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