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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2월 27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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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독일 기업들과 100억 달러(약 15조 원) 규모의 구매계약을 체결했다고 중국 반관영 통신인 중국신원(新聞)망이 26일 보도했다.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이 인솔하는 중국의 유럽 구매사절단은 25일 베를린에서 카를테오도르 추 구텐베르크 독일 경제장관과 함께 중독 경제포럼에 참석한 뒤 독일 기업들과 총 36건에 100억 달러 이상의 구매 계약에 서명했다. 구매 협상에는 100개가 넘는 중국 기업이 참가했다.
이번 구매계약은 최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독일의 자동차와 기계 산업에 큰 선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아우디, BMW, 다임러, 폴크스바겐 등 자동차업체들이 혜택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 1, 2위 수출국인 독일과 중국은 이날 경제포럼에서 최근 세계적인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에 반대의 뜻을 나타냈다.
천 부장은 “세계 경제의 침체를 막을 수 있는 것은 보호주의가 아니라 시장개방”이라며 “중국 구매사절단의 유럽 방문은 중국이 세계에 시장을 확고하게 열어놨다는 것을 입증하는 징표”라고 강조했다.
구텐베르크 장관도 보호주의는 현 금융위기에 대한 ‘잘못된 대응’이라면서 이번 구매계약이 양국 간 무역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중국 구매단의 계약 규모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주목을 끌고 있다.
중국이 유럽 4개국 구매단을 보낸다고 했을 때 독일과 스위스 스페인 영국을 합쳐 총구매 규모가 150억 위안(약 22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중국과 홍콩 언론은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이미 독일에서만 100억 달러를 넘겼고 영국에서도 10억 달러가 훨씬 넘는 규모의 구매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하이항(海航)집단과 관련 업체들은 롤스로이스로부터 에어버스330 대형 엔진 20개 등 모두 13억2600만 달러어치를 구매할 예정이며 이 밖에 재규어 3000대, 랜드로버 6000대 등도 구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독일에서 ‘큰손’ 면모를 보여주면서, 다른 국가에서도 당초 예상보다 많은 액수를 구매해 ‘깜짝쇼 행진’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