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휘 우리은행장 “작년 실적 죄송…단기성과 치중 않겠다”

  • 입력 2009년 2월 17일 02시 55분


“지난해 대단히 부끄러운 실적을 내 죄송스럽다. 당기순이익이 2340억 원에 그쳤다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수치다.”

이종휘 우리은행장(사진)은 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는 ‘균형 성장’ ‘정도 영업’ ‘고객 행복경영’을 펼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이자이익과 비(非)이자이익을 합한 조정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5.1% 늘어난 4조9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과거 투자한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디폴트스와프(CDS) 등 파생상품 손실 약 1조 원과 기업 구조조정 등과 관련한 대손충당금 1조6000억 원이 발생해 실적이 나빠졌다. 그는 “과거 역량이 집중됐던 투자은행(IB) 부문, 카드, 해외사업 등에 대한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며 “단기 성과에 치우지지 않고 고객 이익을 앞세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는 CDO, CDS 손실이 없어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행장은 “올해도 중소기업 대출을 6조1000억 원 늘릴 것”이라며 “자본확충 펀드 지원 규모는 2조 원 이상이라고 하는데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별 과잉투자에 대한 구조조정은 정부 주도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예금보험공사가 우리은행에 대한 경영이행약정(MOU)의 점검 주기를 분기에서 반기로 변경하면 단기실적 위주의 영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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