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자인 드림팀’ 화려한 출발

  • 입력 2009년 2월 13일 03시 03분


LG전자, LG화학, LG생활건강 등 3개사가 함께 만든 파우더 팩트 ‘오휘 루미아르떼 팩트’. 휴대전화처럼 파우더 팩트를 여닫을 때마다 용기 겉면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반짝거린다. 파우더 팩트 옆면에 있는 USB 충전단자를 통해 파우더 팩트 안 전자회로를 충전시켜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사진 제공 LG생활건강
LG전자, LG화학, LG생활건강 등 3개사가 함께 만든 파우더 팩트 ‘오휘 루미아르떼 팩트’. 휴대전화처럼 파우더 팩트를 여닫을 때마다 용기 겉면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반짝거린다. 파우더 팩트 옆면에 있는 USB 충전단자를 통해 파우더 팩트 안 전자회로를 충전시켜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사진 제공 LG생활건강
첫 작품 ‘휴대전화형 화장품’ 비싸지만 큰 인기

전자-화학-생활건강 디자이너 100여명 머리 맞대

LG생활건강은 지난해 말 12만 원짜리 파우더 화장품 ‘오휘 루미아르떼 팩트’를 내놓았다. 추가 리필과 스와로브스키로 만든 휴대전화 액세서리가 포함된 가격이었지만 다른 파우더 팩트 제품보다 2, 3배나 비쌌다. 제품이 첫선을 보였을 때만 해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무슨 파우더 팩트가 이리 비싸냐’는 반응이 많았지만 시판 보름 만에 한정판으로 생산한 1만 세트가 모두 팔렸다.

○한지붕 세 가족의 기이한 동거

도대체 왜 소비자들은 이 파우더 팩트에 지갑을 열었을까?

우선 휴대전화를 본뜬 파우더 팩트의 외관부터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한다. 파우더 팩트 옆면에는 휴대전화에서 볼 수 있는 USB 충전단자가 있다. 열고 닫을 때마다 파우더 팩트 겉면에는 눈꽃무늬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반짝거린다.

이 파우더 팩트는 LG디자인협의회가 2년여 만에 거둔 첫 성과물이다. LG디자인협의회는 2007년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지시로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LG전자 LG화학 LG생활건강 등 3개사(社)의 디자이너 100여 명이 뭉친 디자인 공동 프로젝트다.

이들 디자이너에게 떨어진 과제는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구현하는 것. 경쟁사와 차별화는 물론 전자 통신 화학 소비재 등 LG그룹이 가진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디자인에 담아야 했다.

우선 LG디자인협의회에 참여한 디자이너들이 매주 한 차례씩 모여 상대방의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하지만 업종 특성이나 독특한 기업 문화 때문에 서로 간 소통에도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었다.

○디자인 시너지를 극대화하라

오휘 루미아르떼 팩트는 3사(社)3색(色)이 반영되다 보니 디자인도 애초 발상과는 많이 달라졌다. LG생활건강에서는 당초 외관의 소재 색깔을 고가(高價) 화장품에 주로 쓰이는 황금색을 사용하려 했지만 나머지 2개사에서 조명과 LED가 도드라지도록 보라색을 권했다. ‘지속가능한 디자인’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한 번 쓰고 버리는 화장품이 아니라 평생 쓸 수 있도록 LG화학의 소재와 LG전자의 정보기술(IT)을 더했다. 덕분에 이 파우더 팩트는 한정판 생산물량이 매진되는 성공을 거뒀다.

LG생활건강은 앞으로 친환경 화장품인 ‘비욘드’ 용기로 LG화학이 개발 중인 친환경 바이오 소재를 사용하는 등 디자인협의회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LG화학과 LG전자도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시스템 가전 및 인테리어 사업에 디자인 역량을 모을 방침이다.

LG생활건강 홍보팀 이종원 부장은 “LG전자의 IT 기술력과 LG생활건강의 감성 디자인, 공간 디자인과 소재 개발에 강점을 지닌 LG화학이 각자의 역량을 살려본 첫 결과물”이라며 “전 세계 어느 경쟁사도 이런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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