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 아메리칸 조항 재검토”

  • 입력 2009년 2월 2일 02시 59분


각국 “사실상 보호조치” 격앙

미국 경기부양책 관련 법안에 포함돼 보호무역주의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조항에 대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백악관 정례브리핑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조항들에 대한 재검토 작업을 하는 중”이라며 “(백악관은) 해당 조항과 관련해 제기되는 모든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문제의 조항’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819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 관련 법안에 포함된 도로 철도 교량 주택 댐 등 각종 인프라 사업에 외국산 철강제품 사용 금지조항. 미국 내에서는 미국산 제품 사용 의무화 대상을 다른 공산품으로까지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진행되고 있다. 현재 경기부양법안은 하원을 통과했으며 이번 주 상원표결을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캐나다와 유럽연합(EU) 등 미국의 주요 교역 상대국들은 자유무역을 해치는 조치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 연간 60억 달러의 철강재를 수출하는 캐나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는 하원연설에서 “바이 아메리칸 조항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세계무역기구(WTO) 법규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캐서린 애슈턴 EU 통상담당 집행위원도 “유럽산 제품의 미국 내 판매나 구매를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된다면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더글러스 어윈 미국 다트머스대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우리가 바이 아메리칸을 외치면 전 세계가 우리를 외면할 것”이라며 “해당조항은 국제무역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며 결과적으로 미국의 경기침체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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