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낸 이석채式 ‘KT 비상경영’

  • 입력 2009년 1월 16일 02시 58분


임원들 성과급 20% 반납

과잉-중복 투자는 피하기

사장 취임 직후 조직개편

현장발령 3000여명 늘려

이석채(사진) KT 사장은 취임 첫날인 14일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마무리한 뒤 경영쇄신을 위한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이 사장은 이날 오후 7시부터 2시간여 동안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본사에서 가진 임원진과의 첫 회의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그는 회의에서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이자는 것이 비상경영 선포의 의의”라며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투자는 줄이면 안 되겠지만 과잉 투자, 불필요한 투자, 중복 투자는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영체질 개선으로 경쟁력을 회복하고 방송통신 융합, 유무선 통합 등 신성장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비용 절감과 관련해 “협력업체에 부담을 지우는 것은 절대 안 된다”며 “KT는 정보기술(IT) 기업답게 임원과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만나는 대신) 화상회의를 하는 등 업무에 IT를 적용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KT의 임원진은 이날 비상경영의 첫 조치로 △지난해 성과급 중 20%를 자진 반납하고 △업무용 차량의 등급을 낮추며 △해외출장 시 항공기 일반석을 이용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비상경영결의서에 서약했다.

KT는 또 이 사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 경영쇄신위원회를 구성해 비상경영을 전 계열사로 확대하고 경영쇄신을 확인 및 독려하는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이날 이 사장은 오전 11시경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사장으로 선임된 뒤 불과 10시간도 지나지 않아 주요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경영 방침을 선포하는 등 ‘스피드 경영’ 행보를 보였다.

이 사장은 이날 본사 조직을 홈(가정)고객 부문, 기업고객 부문 등 고객 중심으로 개편하고 45명인 본사 임원을 35명으로 줄이는 대신 실무직원을 포함한 현장인력을 3000여 명 늘리는 내용의 인사 및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임원 인사에서는 KTF, KTH 등 계열사는 물론 경쟁사인 SK텔레콤 출신인 임원을 전격 기용했으며 표현명 전무와 서유열 상무를 각각 신설된 코퍼레이트센터장과 GSS(Group Shared Service)부문장에 임명해 그룹전략, 경영혁신을 주도하게 했다.

한편 이 사장은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사옥의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인터넷전화는 (기존 사업인 시내전화 매출을 줄이는) 딜레마이기는 하지만 미래의 방향이 맞는다면 과감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KTF와의 합병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추세를 따를 것”이라며 긍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KT그룹의 구조개편에 대해서는 “별도로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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