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사장 10여명 교체… 임원 수 20~30% 축소 검토

  • 입력 2009년 1월 15일 03시 02분


금명간 실시될 삼성그룹의 사장단 인사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10명이 넘을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 등의 실적 악화가 현실화되면서 임원 규모의 군살을 빼는 인사 및 조직 개편이 단행될 가능성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한 고위임원은 “당초 14일 사장단, 16일 임원 인사 발표 방안이 유력했으나 최종 조율작업이 다소 지연되고 예상보다 인사 규모가 커지면서 발표일도 2, 3일씩 순연되는 분위기”라며 “10여 명의 사장이 한꺼번에 바뀌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 임원은 “현재로서는 16일 사장단 인사, 다음 주 초 임원 인사 가능성이 크지만 이 역시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삼성 관계자들은 “그동안 사장단 인사 규모는 평균 4, 5명 수준이었고 이번에는 ‘예년 수준+알파(α)’로 7, 8명이 예상됐었다”며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실적이 크게 악화된 계열사가 많아지면서 최고경영자(CEO) 인사 규모도 커진 것 같다”고 전했다.

삼성 안팎에서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조직에 새 바람을 불어넣는다는 차원에서 최근 실적이 좋지 않은 ‘장수(長壽) CEO’는 우선적인 교체 대상이 된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원이 800명에 이르는 삼성전자 등을 중심으로 계열사별로 임원 수를 최대 20∼30%까지 줄이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삼성의 이번 인사 폭은 어느 때보다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삼성그룹 인사 발표가 초읽기가 들어가면서 인사 대상자들을 중심으로 삼성 전체가 술렁거리는 모습이다.

삼성 계열사의 한 임원은 “사장단뿐만 아니라 승진 및 퇴직 대상 임원들 모두 하루하루 입이 바싹바싹 마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13일 밤 그룹 측에서 계열사에 ‘14일 오전 사장단협의회의 수요정기회의가 외부 강사의 개인 사정 때문에 취소됐다’고 통보하자 임원들 사이에서는 “드디어 내일(14일) 사장단 인사를 발표하는 모양”이라는 소문이 빠르게 퍼지는 해프닝이 벌어질 정도였다.

삼성그룹은 2007년 12월 임원 정기인사를 실시하기 위해 승진자 명단까지 확정했다가 같은 해 10월 ‘김용철 변호사 사건’이 터지면서 만 1년 넘게 정상적인 인사를 하지 못했다. 그 때문에 적지 않은 임원들이 ‘승진 갈증’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삼성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반면 최근 ‘임원 규모를 줄일 것’이란 얘기가 유력하게 나돌면서 “임원은 역시 ‘임시직원의 준말’”이란 자조적 한탄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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