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한화 ‘대우조선 신경전’ 팽팽

  • 입력 2009년 1월 15일 03시 01분


“인수대금 조달안 다시 내라” “현재로선 제출 못한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대금 조달 계획 수정안 다시 제출하라.”(산업은행)

“현재로서는 수정안을 제출할 수 없다. 인수대금 나눠 내겠다.”(한화)

대우조선해양 최대 주주이자 매각 주간사회사인 산업은행과 대우조선 우선협상대상자인 한화가 매각 방안을 두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14일 산업계에 따르면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대금 조달계획서를 제출하라는 산은의 요구에 자산 매각 등으로 3조8000억 원을 조달해 인수대금(약 6조4000억 원)의 60%를 우선 납부해 대우조선의 경영권을 확보하고 나머지 40%는 2, 3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사겠다는 분할 매입 방안을 제시했다.

한화는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대한생명 지분 21% △갤러리아백화점 △서울 장교동·소공동 사옥 매각 등으로 4조5000억 원을 마련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매각 자산의 가격이 줄더라도 최소 3조8000억 원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자산관리공사와 예금보험공사는 각각 대우캐피탈과 예금보험공사를 분할 매각한 선례가 있다. 이에 대해 산은은 12일 한화 측에 e메일로 보낸 공문을 통해 “자금 분납은 3월 말까지 인수대금을 완납한다는 양해각서(MOU)를 수정해야 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자금 조달 방안이 만족스럽지 않다”며 한화의 제안을 사실상 거절했다.

한화 측은 “자금 조달 계획에 최대한 성의를 보였는데 산은은 수정안에 대해 자산가격을 조정하는 등의 협상도 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공문만 보냈다”며 “과연 산은이 대우조선을 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달 30일로 본계약 마감 시한이 다가온 가운데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한화는 이행보증금으로 납부한 3000억 원을 몰취(沒取) 당하고 인수계약이 파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양측이 인수대금 납부 방안에 대해 합의를 해도 현재 노조의 반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대우조선 실사문제와 대우조선 추가 부실 가능성 등 난관도 적지 않은 상황이어서 협상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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