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올 키워드는 스킨십

  • 입력 2009년 1월 13일 02시 55분


12일 올해 첫 외부 일정으로 서울 강동구 성내동 신에너지연구센터를 찾은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왼쪽)이 박막전지와 관련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 GS칼텍스
12일 올해 첫 외부 일정으로 서울 강동구 성내동 신에너지연구센터를 찾은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왼쪽)이 박막전지와 관련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 GS칼텍스
“불황탈출의 힘은 현장경영서 나온다”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올해 신년 행보가 작년과 아주 달라졌다. 지난해 초 ‘글로벌’과 ‘공격 경영’을 외치던 CEO들이 올해는 직원 다독이기로 새해를 시작하고 있다. 이는 안팎으로 나빠진 경영환경에서 기업들이 몸을 움츠린다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불황 탈출은 내부 직원 추스리기부터’라는 오랜 경영 격언의 실천이라는 평가가 많다. 올해 초 현장과 직원 챙기기에 나선 CEO들을 살펴봤다.》

총수 첫 일정 공장-연구소 방문

출근길 사원들 일일이 악수 격려

○ 내부결집이 경영의 기본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12일 올해 첫 외부 일정으로 서울 강동구 성내동 신에너지연구센터를 찾았다. 허 회장은 내부 경영진 회의도 이날 신에너지연구센터에서 열었다.

그는 이날 “이른 시일 내에 신에너지 관련 제품을 상업화해 지속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 나가자”며 연구 현장의 연구원들을 격려했다.

GS칼텍스 측은 “허 회장이 올해 첫 외부 일정을 통해 ‘현장 중시, 연구개발(R&D) 강화, 고객 중심’을 강조한 것”이라며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은 올해 첫 일정을 공장 방문으로 잡았다.

문 회장은 6일부터 이틀 동안 그룹 주력사인 아주산업의 레미콘 공장 3곳과 기술연구소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며 새해를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불황 극복을 위해서는 현장의 품질문화 조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산 정상에 도착하는 과정이 가파르고 험난하더라도 모두 힘내 달라”고 당부했다.

아주그룹은 지난해에는 ‘글로벌 경영’을 기치로 중국 마카오에서 주요 임원들이 참석한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하며 새해를 시작했다.

아주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경영의 신념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올해는 현장 직원들을 만나보며 초심에서 시작하기 위해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 새해맞이를 직원들과 함께

새해 첫 일정을 ‘직원 맞이’로 시작한 CEO도 늘었다.

박병엽 팬택계열 부회장은 새해 첫 근무일인 2일 신입사원 면담 및 대리 이하 사원 50명과의 만남에 나섰다.

이후에도 박 부회장은 매일 50여 명씩 사원들을 만나 “2009년 1분기 화두는 생존이며 이를 위해 철저한 조직 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의 2009년 ‘스킨십 경영’은 대리 이하 전 직원 1000여 명을 만나는 1월 말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첫 출근일인 2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건물 1층에서 출근하는 직원들과 악수하며 새해를 맞았다. 김 행장이 직원들과 악수하는 ‘행사’로 새해를 시작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 밖에 매각협상이 진행 중인 대우조선해양의 남상태 사장도 첫 출근일인 5일 본사 출입문에서 출근하는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스킨십 경영’에 동참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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