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酒類업계 주류 부상

  • 입력 2008년 12월 23일 03시 07분


두산주류 우선협상자 결정… 全 주종 확보 새 강자 될듯

롯데칠성음료가 소주 ‘처음처럼’을 만드는 ㈜두산 주류BG(두산주류)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되면서 주류업계에 새 강자(强者)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두산주류 매각 입찰에 참여한 5개 회사 가운데 롯데칠성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22일 발표했다.

▶본보 22일자 B4면 참조

두산 주류 우선협상자 롯데 유력

롯데그룹은 롯데칠성이 위스키 ‘스카치블루’와 프리미엄 소주 ‘천인지오’ 등을 제조, 유통하고 있고 롯데아사히주류가 수입 맥주인 아사히맥주와 수입 와인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칠성이 두산주류를 인수하게 되면 롯데그룹은 소주와 전통주, 맥주, 와인, 위스키 등 전 주종(酒種)에 걸친 포트폴리오를 확보해 주류업계 ‘공룡’인 하이트진로그룹을 위협하게 된다.

두산과 롯데칠성은 계약조건 등에 관해 협상을 벌여 늦어도 내년 초 본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3, 4주 동안의 실사(實査)를 거쳐 내년 2월 말쯤 인수합병(M&A)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주류업계는 두산주류 인수대금이 5000억∼6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두산 관계자는 “구체적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금액을 특정해 말하기 어렵다”며 “이번 입찰에는 5개사가 참여했지만 참여 회사와 이들이 제시한 가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 3419억 원, 영업이익 214억 원을 올린 두산주류는 시장 점유율 1위인 진로(51.0%)에 이어 소주 시장 2위(11.0%)를 차지하고 있다. 두산주류는 또 ‘청하’(청주)와 ‘설화’ ‘국향’ ‘복분자구십구’(이상 전통주), ‘마주앙’(와인) 등의 브랜드를 갖고 있다. 수입와인 사업도 병행한다.

주류업계는 롯데칠성이 두산주류를 인수하게 되면 대형마트 및 슈퍼마켓 등을 ‘장악하고’ 있는 롯데칠성의 음료 유통망을 감안할 때 소주의 소매 판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진로는 물론이고 지방 소주회사들이 롯데칠성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롯데칠성은 ‘처음처럼’과 위스키 ‘스카치블루’의 영업망이 상호 보완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롯데아사히주류를 통해 와인을 수입하는 롯데그룹이 국내 2위권인 두산의 와인 수입사업을 인수하면 롯데는 와인업계에서도 강자로 군림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오비맥주의 최대 주주인 벨기에 인베브가 오비맥주를 재매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누가 오비맥주의 새 주인이 될지도 주류업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만약 롯데그룹이 오비맥주까지 가져가면 전통주를 제외한 주류 전 분야에 걸쳐 롯데와 하이트진로의 라이벌 체제가 형성된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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