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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2월 4일 16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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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이 최근 경기 침체로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가입 당시 제시했던 각종 부가서비스와 혜택을 줄이고 있는 것.
버스, 지하철 요금 할인, 할인마트 5~7% 할인, 엔진오일 교환 할인 등 파격적인 혜택으로 지난해 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하나은행의 '마이웨이카드'.
지나치게 파격적인 혜택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발급 중지 권고를 받기도 한 이 카드는 내년 2월부터 월 사용금액이 30만원이 넘는 회원에게만 혜택을 준다고 최근 발표했다.
기존에는 월 10만 원 이상만 사용하면 버스요금 등을 할인받을 수 있었다.
모든 의료기관에서 진료비의 5~10% 할인 혜택을 주던 '현대카드H'는 내년 2월부터 한의원과 치과를 할인 대상에서 제외한다.
롯데카드 가입자는 사용 금액에 관계없이 그동안 LG파워콤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들에게 월 이용요금 10%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그러나 내년 1월부터는 이전 3개월간 월 평균 10만 원 이상 이용실적이 있어야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밖에 상당수 카드사들은 단 하루만 연체해도 연체료를 받는데 더해 포인트 적립을 안 해주고, 유효기간이 없던 마일리지에 유효기간을 적용하는 등 비용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말 바꾸기'를 할 수 있는 이유는 '3개월 전에만 공지하면 마일리지 및 부가 서비스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는 신용카드 표준약관 때문.
가입 당시에 약속 받았던 부가서비스가 하루아침에 사라지자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회사원 조모(40·서울 강서구 염창동)씨는 "합법적으로 서비스 내용을 바꿨다고는 하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만당한 기분이 든다"며 "혜택은 줄이고 사용금액을 늘리라는 식의 약관 변경은 납득할 수 없고 꼭 필요한 카드 한 장만 남기고 모두 해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