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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2월 3일 20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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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다 직원들을 쉬게 하면 연차 수당 등 각종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점도 기업들이 연말연시 장기 휴무를 추진하는 이유 중 하나다.
반면 식음료나 유통, 패션 등 일부 업종에서는 '연말연시 특수(特需)'를 겨냥해 공장 가동이나 영업시간을 늘리는 기업도 있다.
●좋아할 수만은 없는 장기 휴무
삼성전자의 자회사로 가전제품을 생산하는 삼성광주전자는 이달 25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8일간 조업 중단하고 집단 휴가에 들어간다.
회사 관계자는 "26일은 크리스마스와 토요일 사이에 낀 '샌드위치 데이'여서 일단 쉰 뒤 1월 중 대근(代勤)을 하기로 했다"며 "29~31일은 '동계 리프레시(원기회복) 기간'으로 여름에도 이미 한 차례 실시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경북 구미 휴대전화 공장도 같은 기간 휴무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해외 협력사나 판매망이 크리스마스 휴가 등으로 사실상 업무가 어려운 점을 감안한 결정"이라며 "매년 연말에 4, 5일씩 쉬어온 만큼 생산조절 차원은 아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LG전자는 내년 시무식을 1월 5일에 갖기로 결정하면서 이달 30일 종무식 이후 휴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휴일이 아닌 31일과 1월 2일에 직원들이 원하면 휴가를 주거나 일괄적으로 전 직원 집단 휴가를 하는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자동차 업계도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장기 휴무가 이뤄지고 있다.
GM대우자동차는 이달 1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인천 부평구 청천동 부평 2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만큼 해당 공장 근로자들이 모두 휴가를 받았다. 정규 근무 일수 기준으로 23일간 이다.
GM대우차는 이와 함께 이달 22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근무일 기준으로 8일간 부평 1, 군산, 창원 등 나머지 모든 공장 가동도 멈춘다.
르노삼성자동차도 이달 24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 한시적으로 부산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하는 만큼 근로자들은 '원치 않는 휴가'를 가야 한다.
쌍용자동차는 17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모든 공장 시설 가동을 중단하는 방안에 대해 노조와 협의하고 있다..
조선업계도 조업 중단 움직임에 따라 연말연시 장기 휴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워크아웃에 들어간 C&중공업은 자금난으로 올해 8월부터 조업이 중단되면서 대부분의 현장 근로자들이 쉬고 있는 상태다.
LG화학도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부진 때문에 감산(減産)에 들어가면서 이달 31일부터 내년 4일까지 휴무한다. 하지만 한 번 멈추면 재가동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드는 업종 특성상 공장 가동은 계속된다.
●연말연시에 더 바쁜 기업도 있어
식음료나 주류 업계에서는 제품 특성상 수요가 크게 줄지 않는데다 계절적인 요인으로 매출이 늘어나 공장 가동률을 높이는 기업도 있다.
제과업체 기린은 "'호빵' 등은 겨울 성수기를 맞아 판촉 사원이 생산직에 투입되는 일도 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도 주력 제품인 설탕, 밀가루, 식용유 등은 꾸준한 수요가 있어 연말연시 연휴가 쉽지 않다. 진로도 경기가 나쁠수록 소주 판매량이 늘어나는 만큼 연말연시가 더 바쁘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는 연말 및 성탄절 성수기를 맞아 오히려 영업시간을 늘리는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관계자는 "평소 8시에 폐점하지만 연말과 성탄절을 앞두고 금요일 및 주말 폐점 시간을 30분 늦췄다"고 말했다.
패션업계는 중견 기업이 잇따라 도산해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대기업들은 연말 대목을 겨냥해 기존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패션 산업은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기 때문에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기업일수록 경기 불황의 충격을 덜 받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LG패션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연말 생산계획을 수립했다.
산업부 종합
정리=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