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 외자 유치하려 지구 4바퀴 반 돌았죠”

  • 입력 2008년 11월 4일 02시 54분


투자유치 1위로 대통령상 받은 이완구 충남지사

“미국발 금융위기로 너나 할 것 없이 투자를 꺼리는 상황에서 정말 가치 있는 상입니다.”

충남도를 투자 유치 최고 지자체로 이끈 이완구(사진) 충남지사는 3일 “이번 수상은 충남도가 그만큼 국가경제에 이바지했다는 뜻 아니냐”며 “열정 어린 공무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충남도는 지난달 30일 지식경제부 주최 ‘2008 외국기업의 날 행사’에서 투자 유치 최우수기관상(대통령상)을 받았다. 충남도는 2006년 7월 민선 4기 출범 이후 국내 기업 1926개사와 미국 영국 독일 러시아 일본 등 13개국 22건 등 총 41조5000억 원의 투자 유치로 16개 시도 중 1위를 차지했다. 이 중 외자는 36억2500만 달러(MOU·양해각서 기준, 약 4조6000억 원)에 이른다.

고용창출 제조업 집중유치

―취임(2006년) 직후 외자 유치를 위해서는 어디든지 달려가겠다고 했는데….

“외자 유치는 국가의 대외경쟁력과 국제사회의 신뢰 등을 나타내는 척도입니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1억 달러를 유치하면 1000명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국내투자가 8300만 원씩 늘어나죠.”

이 지사는 외자 유치를 위해 그동안 지구의 네 바퀴 반인 18만6200km를 도는 대장정을 펼쳤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영사를 지낸 그는 통역을 배제한 격의 없는 협상으로 투자를 이끌어 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충남도가 유치한 외자의 특징은 뭔가요.

“외자 유치의 질도 중요해요. 우리가 유치한 외자는 모두 시장 활성화와 고용 창출에 직접 도움이 되는 제조업 분야죠. 업종도 액정표시장치(LCD), 반도체, 자동차부품 등 충남도의 전략산업과 밀접해 지역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시너지 효과가 기대됩니다.”

중동-러 등 지역 다변화 추진

―수도권 규제 완화가 앞으로 충남도에 영향을 미칠 텐데….

“그동안 충남도의 투자 유치 효과가 41조 원을 넘는데 불과 4조 원의 투자 유발을 위해 규제를 푼다니 납득이 안 가요. 피해는 예상되지만 우리는 외국 기업들의 경제적 합리적 선택을 믿고 충남도가 매력 있는 투자 지역이라는 입소문이 퍼지게 할 계획입니다.”

―향후 외자 유치 전략은….

“투자 및 통상조직을 더 확대하고 11월에 해외투자 유치 설명회를 엽니다. 외자 유치선도 미국 유럽에서 중국 중동 러시아 등으로 다변화하고요. 우리가 접촉하는 외국 기업이 다른 지자체와 조건이 더 맞을 경우 대승적 차원에서 연결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기업형 유치단 전문가 영입해 맞춤형 공략

서비스 마인드 투자기업 위해 道 조례 고쳐

■ 충남도 외자유치 비결

충남도의 외자유치 성과는 열정과 전략이 빚어 낸 결과다.

이완구 지사는 투자유치 전문 ‘외인부대’를 영입해 투자유치담당관실을 ‘기업형 컨트롤 타워’로 만들었다. KOTRA 부사장 출신에서 경제부지사로 발탁된 채훈 씨를 주축으로 LG그룹 해외투자 분야에서 일하다 온 충남도 서울사무소 이승곤(서기관급 담당관) 씨와 실무를 맡은 직원들은 디스플레이, 서비스, 자동차, 석유화학 등 분야별로 나눠 투자유치에 나섰다.

이번에 대통령상(공무원 부문)을 수상한 이승곤 담당관은 “투자유치 라인은 2억 원가량의 별도 해외여행 예산을 편성해 지구촌 어디든 외국 기업이 원하는 것을 재빨리 파악해 신속하게 대응한 것이 비결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프랑스 라파즈사의 유치는 신규 투자 지역을 물색한다는 정보를 신속히 알아내 접촉함으로써 가능했다. 네덜란드 ASM사의 경우도 조례를 고쳐 건물을 무상 임대해 투자 승낙을 받아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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