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st]인피니티 ‘뉴 G37 세단’

  • 입력 2008년 10월 21일 02시 58분


4세대 VQ엔진의 거친 질주 본능

인피니티의 ‘뉴 G37 세단’(사진)은 질주를 위해 태어난 차였다. G37의 진정한 매력은 도심을 벗어나 고속도로를 달릴 때 발산됐다. 가속페달을 살짝 밟았는데도 ‘우우웅∼’하고 웅장한 소리를 내며 돌진했다. 제한속도 시속 100km는 G37에게 가혹한 규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측장비로 측정한 시속 100km 도달 시간은 6.2초, 최고 속도는 시속 235km에서 제한됐다. 속도제한 장치가 없다면 시속 270km도 가능한 출력이다.

경쟁사의 비슷한 모델을 탈 땐 계기반의 속도바늘이 알게 모르게 올라가 버렸다면 G37은 힘과 소리를 내며 ‘지금 달리고 있다’고 온몸으로 말해줬다. 도심을 달릴 때도 언덕길과 평지의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후륜구동에 차체도 밸런스를 갖춰 운전하는 맛이 좋았다.

다만 고요한 드라이빙을 선호하는 운전자라면 부담스럽게 느낄 수도 있다. 고속주행에 적합하도록 서스펜션이 강하게 세팅돼 노면이 좋지 않은 도로에서는 차체에 충격이 크게 느껴지는 편이다.

G37의 질주본능에는 4세대 VQ엔진인 3.7L급 ‘VQ37VHR’ 엔진이 한몫한다. VQ엔진 시리즈는 미국 자동차 관련 조사기관 ‘워즈’가 선정하는 세계 10대 엔진에 14년 연속해서 뽑힌 명품이다. 최고 출력은 330마력, 최대 토크는 36.8kg·m에 이른다. VQ엔진에는 VVEL(가변식 흡기 밸브 리프트 컨트롤)도 적용돼 공식 연료소비효율이 L당 9.5km일 정도로 개선됐다.

G37에는 인피니티의 세단으로선 처음으로 7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됐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이는 FX 모델에 처음 적용된 변속기로 가속 능력을 향상시켰다. 질주의 매력은 디자인에서도 묻어 나왔다. 부드러운 곡선형의 실루엣과 긴 보닛이 스포츠 세단의 역동성을 풍겼다. 차량 표면에는 긁힘을 복원해주는 ‘스크래치 실드 페인트’가 적용된 점도 특징이다. 실내디자인도 질주 본능을 일깨운다. 보라와 빨강 조명이 들어온 계기반에서 가속을 알리는 눈금의 움직임을 보는 것도 즐겁다.

‘프리미엄’과 ‘스포츠’ 두 종류로 나온 G37은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각각 4900만 원, 5220만 원에 팔린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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