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銀 통해 200억달러 더 푼다

정부, 내주부터 추가지원… 한은, 경쟁입찰로 달러 은행에 직접공급

내일 금융대책 발표… 부동산-재정확대 방안도 곧 내놔

정부는 수출 중소기업의 원자재 수입대금 등 외화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외환보유액에서 200억 달러를 다음 주부터 한국수출입은행을 통해 시중은행에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시중은행들이 수출 중소기업에서 사들인 수출환어음을 수출입은행이 재할인해주는 방식으로 6일 50억 달러를 지원한 데 이은 추가 지원이다.

정부는 또 지난달 외환스와프시장(단기 외화자금시장)에 100억 달러 이상을 공급한 데 이어 추가로 달러를 공급하는 방안을 한국은행과 협의하고 있다.

17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외환·금융시장 안정대책을 19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 밖에 외환·금융시장 안정대책에는 △정부가 국내은행의 해외 달러 차입 등 외환거래에 대해 지급보증하고 △기존 가입자를 포함한 장기 보유 주식형펀드 투자에 대해 소득공제를 해주며 △중소기업 대출을 늘릴 수 있도록 기업은행에 현물출자 형식으로 1조 원 정도의 자본을 확충하는 방안 등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도 필요하다면 (금융위기에) 선제적으로, 단호하게, 충분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 발표에 이어 다음 주부터는 미분양아파트 해소 방안을 담은 부동산시장 안정대책, 내수 활성화를 위한 재정 확대 방안 등 실물경제 침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줄줄이 쏟아낼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한은은 이날 외화자금 시장의 안정을 위해 경쟁입찰 방식으로 외환스와프 시장에서 달러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연금기금도 연말까지 우량 회사채와 은행채를 최대 10조 원까지 매입하기로 했다.

이 발표 등에 힘입어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39원 내린 1334원으로 장을 마쳤다.

한은은 매주 화요일 공개경쟁 입찰을 진행하고 외화자금 사정에 따라 수시 입찰도 실시하기로 했다. 한은이 미리 공급할 달러 규모를 예고하면 가장 낮은 원화 금리를 제시한 은행부터 일정 기간 원화를 한국은행에 주고 그 대신 달러를 가져가는 방식.

지금까지는 한은이 불특정 다수 은행이 참여하는 시장에 달러를 풀어놓는 식으로 개입해 꼭 필요한 은행이 달러를 가져가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안병찬 한은 국제국장은 “연말에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의 중장기 차입금이 27억 달러이고 11월 상환자금까지는 상당 부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며 “21일 예정된 첫 번째 공개 입찰에서는 20억∼30억 달러를 3개월 만기로 공급하고 시장 상황을 봐가며 다음 입찰 규모 등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박용 기자 parky@donga.com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