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기업, 생산성 9% 올랐는데 인건비는 38% 올려

  • 입력 2008년 9월 26일 03시 01분


■ 35곳 ‘盧정부 5년간 경영자료’ 분석해보니

농수산물유통公 등 8곳은 생산성 증가율 ‘마이너스’ 기록

1인 부가가치 54% 떨어진 광진公, 인건비는 36.5% 인상

기업銀 - 신보- 기보 등 금융공기업 평균 57% 인건비 늘어

노무현 정부 5년간 주요 공기업들이 직원들의 부가가치 생산성에 비해 과도하게 인건비를 올려온 것으로 분석됐다.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조문환 의원이 대통령자문기구인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35개 공기업 중 분석이 가능한 28개 공기업의 직원 1인당 평균 부가가치 증가율은 2002년 말∼2007년 말 9.22%인 반면 31개 공기업의 직원 1인당 인건비 증가율은 같은 기간 38.02%나 됐다.

해당 공기업의 부가가치(기업의 경영활동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가치)는 매출액에서 생산에 필요한 재료비 연료비 등 각종 비용을 뺀 것이며 1인당 부가가치는 이를 직원 수로 나눈 것이다. 자료를 보면 생산성은 줄어들거나 미미하게 증가했는데도 인건비는 그에 비해 훨씬 많이 올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생산성은 저조, 인건비는 펑펑

35개 공기업 중 대한광업진흥공사 등 1인당 부가가치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감소한 곳은 8개였다. 이들 기업은 광업진흥공사와 농수산물유통공사 한국마사회 한국전력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방송광고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이다.

이들 8개 공기업의 직원 1인당 부가가치는 5년간 평균 29.03%나 감소했지만 1인당 인건비는 41%나 증가했다. 생산성은 3분의 1 가까이 줄어들었는데도 인건비는 40% 이상 오르는 심각한 도덕적 해이 현상을 보인 것이다.

특히 광업진흥공사와 농수산물유통공사는 1인당 부가가치 감소율이 각각 53.78%, 49.43%나 됐지만 1인당 인건비는 각각 36.47%와 45.64% 증가하는 등 방만한 경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광고공사는 1인당 부가가치가 19.2% 감소했지만 인건비는 49.88%나 올랐다. 최근 경영난으로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보조금을 받은 한전의 경우엔 1인당 부가가치가 28.2% 줄었지만 인건비는 42.18% 올랐다.

5년간 1인당 부가가치가 증가한 공기업 중에서 인건비 증가율이 부가가치 증가율을 앞지른 곳은 7개였다.

이들 7개 공기업의 1인당 부가가치는 평균 24.96% 늘어났지만 1인당 인건비 증가율은 44.03%였다. 7개 기관은 대한주택보증 한국토지공사 한국가스공사 신용보증기금 한국조폐공사 기술보증기금 대한석탄공사 등이다.

특히 대한주택보증의 경우 부가가치 증가율은 4%에 불과했으나 인건비 증가율은 46.21%에 이르렀다.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의 1인당 인건비는 평균 57%나 증가했다. 가스공사도 1인당 부가가치는 8.85%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1인당 인건비는 부가가치 증가율의 3배가 되는 26.4%에 달했다.

○“국민 위한 공기업 돼야”

반면 부가가치 증가율이 인건비 증가율보다 높은 곳도 있긴 했다.

인천공항공사 한국관광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산재의료원 대한주택공사 한국감정원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한국농촌공사 KOTRA 증권예탁결제원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13곳이다.

정부는 다음 달 초 당정협의를 거쳐 3차 공기업 선진화 계획을 발표한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통합 등 논란이 많은 공기업의 기능조정 방안이 대부분 3차 발표에 집중돼 있다.

조 의원은 “공기업 임직원들은 자신들의 인건비를 높이는 데만 신경을 쓸 게 아니라 국익을 먼저 생각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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