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특허, 美적용 지름길 생겼다

  • 입력 2008년 9월 25일 02시 55분


고정식 특허청장(왼쪽에서 네 번째)과 존 듀더스 미국 특허청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등 한미 특허청 당국자들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23일(현지 시간) 양국의 특허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특허청
고정식 특허청장(왼쪽에서 네 번째)과 존 듀더스 미국 특허청장(왼쪽에서 다섯 번째) 등 한미 특허청 당국자들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23일(현지 시간) 양국의 특허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특허청
양국 ‘심사 협력’ MOU 체결… 절차 대폭 간소화

한국의 특허 기술이 미국에서 현재보다 빠르게 심사를 거쳐 미국 특허로도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마련됐다.

이에 따라 미국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이 특허를 받는 시간이 크게 단축돼 특허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허청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23일(현지 시간) 열린 한미 특허청장 회담에서 고정식 특허청장이 존 듀도스 미국 특허청장과 한미 양국 간 포괄적 특허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본보 8월 23일자 A1·9면 참조 ▶ “한국에서 인정받은 특허 美서도 신속히 처리되게”

▶ 세계 특허전쟁 한미 ‘윈윈’ 협력

이번 MOU의 핵심은 양국의 특허 심사 환경을 맞추기 위해 상대국의 심사 결과를 활용해 자국(自國)의 심사를 진행하는 특허 심사 협력(Worksharing)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양국 특허청은 △공통 검색 데이터베이스(DB) 구축 △표준화된 특허 분류 시스템 사용 △심사관 교육훈련 및 상호 심사 결과 활용 등의 분야에서 협력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허청 당국자는 “MOU에 따라 협력 사업이 본격 추진되면 한국의 특허 기술이 미국에서도 신속하게 심사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심사 품질도 높아져 우리 국민이 더욱 강력한 특허권을 미국에서 획득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MOU는 지식재산권의 국제 질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이 특허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관계를 마련하기 위한 첫 번째 대상 국가로 한국을 희망한 데 따라 체결하게 됐다.

이는 한국이 세계 4위의 국제특허 출원 강국(强國)인 데다 특허심사 관련 우수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미국 측이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양국 특허청은 MOU에 포함된 협력 사업을 좀 더 구체화하기 위해 연내 실무회담을 열 예정이다.

고 청장은 “우리 기업이 외국에서 특허를 손쉽고 빠르게 획득할 수 있도록 미국뿐 아니라 다른 선진국과도 특허업무 공조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상호 신뢰할 수 있는 특허심사 품질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품질 중심의 특허심사 정책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차지완 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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