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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7월 9일 03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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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2010년부터 국내 여행사의 주요 수입원인 항공권 발권수수료를 폐지하기로 결정해 여행업계에 구조조정 바람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8일 “국내 여행사들이 새로운 관행에 적응할 준비기간을 준 뒤 2010년 1월부터 발권수수료를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이미 4월에 9%이던 수수료를 7%로 내린 바 있다. 회사 측은 “일률적으로 책정한 발권수수료는 공정거래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어 발권 방식을 글로벌 기준으로 바꾸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다른 항공사들은 공식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상황을 지켜본 뒤 비슷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발권수수료는 항공권을 판매한 여행사나 대리점에 항공사가 지급하는 수수료로 일반적으로 여행사 전체 수익의 60∼70%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여행업계에서는 발권수수료 의존도가 큰 중소규모 여행사의 도산 우려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사는 가격만 제시하고 여행사가 시장경쟁 속에서 소비자 가격을 정해야 소비자 중심의 항공권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해외의 여행사들은 대부분 발권수수료 대신 ‘서비스피(service fee)’를 수익원으로 활용한다. 서비스피는 호텔 숙박료에 봉사료가 따로 붙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국내 여행사들은 중소형 규모의 여행업체들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바람이 몰아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여행업계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항공사들도 경영 적자가 예상돼 적극적으로 반발하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발권수수료가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소여행사는 별다른 대안이 없어 정리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며 “기존에 여행사를 통해 발권하던 고객들 가운데 항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구매하는 고객이 늘 것”이라고 말했다.
임재철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홍보실장은 “대한항공의 발권수수료 폐지는 좋게 보면 체질 개선 기회가 되겠지만 결국 구조조정을 몰고 올 것”이라며 “수수료 폐지 이전에 수수료를 낮추는 식으로 점진적인 조치를 취했다면 여행업계의 타격을 완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