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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6월 16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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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가속화… 한국성장률 4% 예상”
ASEM 제주서 아시아유럽정상회의
“원유 곡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해법은 국가 간 공조에서 찾아야 한다.”
제8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재무장관회의를 하루 앞둔 15일 제주 서귀포시 신라호텔에서 열린 ASEM 콘퍼런스에 참석한 각국 전문가들은 대부분 이렇게 강조했다.
세계 경제 여건 악화의 부작용으로 대두되기 쉬운 폐쇄적 지역주의 및 반세계화 경향에 대한 사전 경고로 해석된다.
이날 각국 전문가들은 급등한 국제 원유 및 곡물 가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또 이에 대한 해법으로 아시아, 유럽 국가들 사이의 공동보조를 적극 제안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원유와 곡물 가격 급등, 미국 경제의 둔화, 신용시장에서의 자금조달 상황 악화 등이 아시아 및 유럽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라가르드 장관은 “공통의 정책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긴밀한 공조가 이뤄져야 한다”며 경제적 통합을 이룬 유럽의 예를 들었다.
가와이 마사히로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ADBI) 소장은 “아시아 지역에서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보다 인플레이션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 국가들이 안정적인 환율을 선호했고 △물가안정보다 경제성장을 선호했으며 △이들 지역에서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원유와 곡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됐다고 분석했다.
가와이 소장은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는 원유와 곡물 가격 급등이 사회적인 불안정을 유발하고 있다”며 “각국이 환율정책을 공조하는 등 경제협력을 강화해야 이런 상황을 개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유 및 곡물 가격 급등에 대한 해법으로 “보조금을 줄이고 가격 규제를 완화해 국제 가격을 국내 가격에 반영하도록 하는 대신 빈곤층을 직접적으로 돕는 정책이 효과가 크다”고 조언했다. 세금 인하, 가격 규제보다는 세금 환급 등 직접적인 보조가 더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한국 성장률 4%까지 떨어질 수도
가토 다카토시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도 이날 “저소득층을 식료품, 원유 가격 상승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감세나 가격 보조보다는 현금을 돌려주는 것이 낫다”고 지적했다.
가토 부총재는 “경기 둔화로 한국의 올해 성장률은 4%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정부는 물가상승 및 물가상승 기대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정책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이달 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 4.3%보다 0.3%포인트 낮은 수치다.
아시아와 유럽 재무장관들의 모임인 제8차 ASEM 재무장관회의는 16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다.
서귀포=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