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돈, 물가 더 부추겨

  • 입력 2008년 6월 12일 03시 04분


가계-기업 대출 증가… 4월 통화량 증가율 9년만에 최고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면서 통화량 증가율이 약 9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유동성 증가는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과 함께 물가 불안의 주 요인이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지표 동향’에 따르면 올 4월 현금 및 요구불예금, 만기 2년 미만의 정기 예·적금 등을 포함한 M2(넓은 의미의 통화)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4.9%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율은 1999년 6월(16.1%) 이후 8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전년 동월 대비 M2 증가율은 지난해 11월 11.3%, 올해 1월 12.5%, 3월 13.9%에 이어 계속 증가하고 있다.

M2는 주요 통화량 측정 지표로 현금통화 및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을 뜻하는 M1(협의의 통화)에 만기 2년 미만의 예·적금, 시장형 및 실적배당형 금융상품, 금융채 등을 합한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가계는 주택 관련 대출이, 기업은 인수합병(M&A) 자금 수요에 의한 대출이 주로 증가해 통화량이 늘어났다”며 “정부가 세계잉여금을 대규모로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투자한 것도 유동성 증가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만기 2년 이상의 정기 예·적금 등을 포함한 금융기관 유동성도 3월의 11.9%에서 4월에는 12.7%로 상승해 2003년 1월(13.1%) 이후 증가율이 최고치를 보였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에 육박하는 가운데 이처럼 넘쳐나는 시중 통화량은 물가 상승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 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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