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시간 촛불’ 돌입… 긴장의 연휴

  • 입력 2008년 6월 6일 02시 53분


8일까지 릴레이 집회 계획… 노동계도 가세

민노총 “총파업 찬반투표”… 재계 “경제 타격”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국민대책회의)’는 5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덕수궁 인근에서 2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촛불집회를 열었다.

당초 이날 촛불집회는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직 북파공작원과 특수첩보부대 출신으로 구성된 ‘대한민국 특수임무수행자회’ 회원 400여 명이 ‘대한민국 특수임무전사자 합동위령제’를 6일 오후까지 지낸다며 서울광장을 선점해 집회 장소가 덕수궁 인근으로 바뀌었다.

경찰은 전·의경 500여 명을 동원해 대한민국 특수임무수행자회 회원들과 시위대의 충돌을 막았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8시 반경 집회를 마친 뒤 ‘이명박 대통령 퇴진’ ‘광우병 쇠고기 반대’ 구호를 외치며 남대문, 명동, 종로 일대 도로를 점거한 채 가두행진을 했다.

1시간 정도 행진한 시위대는 오후 9시 반경 세종로 사거리에 도착해 청와대 방면으로 진출하려 했으나 전경버스로 길을 가로막은 경찰과 대치했다. 일부 시위대는 오후 11시 반경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까지 행진해 ‘어청수 경찰청장 퇴진하라’고 외쳤다.


▲ 영상 취재 : 동아닷컴 정영준 기자


▲ 영상 취재 : 김미옥 기자

국민대책회의 등은 이날부터 ‘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 농성’에 들어가 8일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철야 집회를 계속할 계획이다.

현충일인 6일부터 8일까지는 휴일이어서 평소보다 많은 시민이 집회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돼 경찰과의 대규모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날씨가 변수이기는 하지만 6월 민주항쟁 21주년인 10일의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시위 참가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10일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한 총파업 찬반 투표에 돌입하기로 했다.

민주노총이 10∼14일 총파업 찬반 투표를 벌여 파업이 결정될 경우 이르면 16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민주노총은 총파업과는 별도로 10일 예정된 6·10 촛불집회에 조합원 10만 명 이상을 참여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노총도 5일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장외투쟁에 나서며 서울 종로구 세종로 미국대사관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를 열었다.

경제계는 노동계의 이 같은 움직임이 본격적인 하계투쟁으로 이어져 안 그래도 불안한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논평을 내고 “민주노총이 내세우는 국민의 건강권 확보라는 투쟁 구호는 투쟁을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며 “민주노총의 의도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여론’에 편승한 불법 투쟁으로 전투적 노동운동에 대한 국민적 비난을 모면하면서 대(對)정부, 사용자 교섭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김동원 기자 daviskim@donga.com


▲ 영상 취재 : 동아닷컴 박태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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