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공장 해외 진출 中企도 한배 타고 간다

  • 입력 2008년 5월 30일 02시 58분


《국내 오토바이 헬멧 제조업체인 홍진크라운은 현재 베트남 하노이 인근 공단 3만3000여 m²에 1200만 달러(약 123억6000만 원)를 투자해 공장을 짓고 있다. 오토바이 헬멧 분야에서 미국 시장점유율 1위인 이 회사는 베트남 공장을 11월 완공할 예정이다. 공장이 준공되면 연간 헬멧 64만 개를 생산해 미국에 수출할 뿐 아니라 베트남에도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

이는 베트남 인건비도 저렴하지만 베트남 정부가 지난해 12월부터 오토바이 헬멧 착용을 의무화하면서 베트남 내수 헬멧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홍진크라운 관계자는 “현지 헬멧의 가격인 개당 7∼20달러에 맞춰 저가형 상품을 자체 개발하고 있다”며 “오토바이 이용률이 높은 다른 개발도상국 시장도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대기업 위주로 이뤄졌던 ‘해외 진출 러시’에 중소기업들도 뛰어들고 있다. 국내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좀 더 큰 시장에서 기업 활동을 하겠다거나 해외에 진출한 대기업과 함께 진출해 해당 기업의 ‘글로벌 소싱’을 담당하기 위해서다.

29일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들이 해외에 투자한 금액은 56억7640만 달러로 2006년의 33억9053만 달러보다 67.4% 늘었다.

이는 국내 기업들의 해외투자 총액인 207억3490만 달러의 27.4% 수준으로 중소기업의 해외 투자금액은 2003년 11억5494만 달러, 2004년 16억6524만 달러, 2005년 22억2075만 달러 등 해마다 늘고 있다.

자동차부품업체인 대진공업은 올해 하반기(7∼12월) 베트남에 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 회사가 현대자동차의 인도법인 등에 2012년까지 1000억 원어치의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또 오리온제과에 포장재를 만들어 납품하는 삼보에이펙은 중국 허베이(河北) 성에 공장이 있는데도 최근 퉁저우(通州)에도 공장을 추가로 짓는 작업에 착수했다. 오리온제과가 최근 중국 공장을 증설하면서 포장재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스테인리스강 제조업체인 고려상사는 지난해부터 2012년까지 2150만 유로를 투입해 체코 프라하에 올해 안에 공장을 완공해 가동할 계획이다. 체코는 유럽 최대 스테인리스강 시장인 독일과 인접해 독일을 공략하기 위한 교두보로 삼기 위한 것이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KOTRA는 그동안 해외 기업들의 국내 투자 유치 이외에도 국내 기업들의 해외 투자 지원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관련 업무를 맡는 ‘글로벌 코리아’를 지난해 4월 개설한 데 이어 ‘한국투자기업지원센터’를 올해 3월 필리핀 마닐라, 러시아 모스크바에 이어 다음 달 중국 다롄(大連)에 설치한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 투자에 대한 과제도 적지 않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해외 투자금액은 5.3%로 미국(18%) 독일(34.7%) 일본(10.3%) 등 주요국에 못 미친다.

오태영 KOTRA 해외투자진출팀 차장은 “글로벌 경영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기업들이 해외 투자로 생산 거점을 확보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해외 투자를 선진국 수준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중소기업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해외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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