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사세요∼ 자유는 덤이에요”

  • 입력 2008년 5월 23일 02시 55분


“쇼핑맘, 쇼핑 스트레스 날려 드립니다”

모유 수유실 늘리고 유아 휴게실에 간호사 배치도… 유통-외식업계 쇼핑맘 ‘구애경쟁’ 치열

지루하고 답답한 산후 조리기간이 지나면 아기 엄마 누구나 첫 외출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푼다. 백화점 나들이도 왜 이리 설레는지 모른다.

미역국 대신 야외 테라스가 놓인 델리바(식료품과 함께 간단한 음식을 파는 가게)에서 시원한 탄산음료와 야채 샌드위치, 파스타도 먹고 싶다.

하지만 아기를 떼놓고 나가는 게 쉽지 않다. 무엇부터 챙겨야 할지, 아기가 별탈이 없을지…. 설레면서도 한편으로는 불안할 따름이다.

그래서 요즘 엄마들은 쇼핑 장소 선택 1순위가 유아휴게실 등 관련 서비스가 잘 준비된 곳을 선호한다. 임신, 육아 관련 인터넷카페에는 주요 백화점 유아휴게실 사용 후기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한다.

주부 송수화(30·서울 서초구 잠원동) 씨는 “아기와 쾌적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쇼핑장소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쇼핑 맘들을 위해 서울 시내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 외식업체의 유아 편의시설을 꼼꼼히 뒤져봤다.

○ 비상용 기저귀, 젖병소독기는 필수 아이템

요즘 대부분의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외식업체에서는 유아휴게실과 수유실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 비상용 기저귀에서부터 물티슈, 로션, 젖병소독기, 장난감, 심지어 보리차까지 준비해둔다. 쇼핑 맘들을 잡기 위한 유통, 외식업계도 경쟁 점포와 차별화된 ‘톡톡’ 튀는 유아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7층에는 유아를 위한 전문 미용실이 있다. 모형 자동차 의자에 앉아 머리를 깎을 수 있어 아이들에게 재미를 준다. 머리를 깎는 동안 다른 미용사가 비눗방울 불기, 풍선놀이 등으로 아이들의 지루함을 달래줘 돌쟁이 엄마들도 자주 이용한다. 가격은 커트가 1만5000원. 미아점에서도 같은 서비스를 한다.

모유를 먹이는 엄마가 늘면서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모유 수유실을 두 배로 늘렸다. 또 아내가 수유를 하는 동안 갈 곳이 마땅치 않던 남편들을 위해 수유실 인근에 아빠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만들었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은 대여용 유모차를 요즘 엄마들이 선호하는 이탈리아 유모차 브랜드 ‘잉글레시나’ 제품으로 모두 바꿨다. 핸들링이 좋아 엄마들이 한 손에는 쇼핑백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로 운행할 수 있다.

신세계는 전 점포 유아휴게실에 간호사 면허증을 소지한 전문 근무자를 배치했다. 이마트는 수유실에 고객만족센터로 바로 연결되는 도우미전화를 설치했다. 백화점은 아무래도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이기 때문에 실내 공기도 탁하고 사람들과 부딪치는 일이 잦아 아기가 금세 힘들어한다. 최소한 30분마다 유아휴게실 등 한산한 곳에서 아기가 쉴 수 있게 해주자.

○ 쇼핑도 하고 아이 감성지수도 높이고

약간의 이용료를 내고 사용할 수 있는 놀이공간도 다양해졌다.

삼성플라자 분당점 5층 푸드플라자 옆에는 아이들이 놀이로 과학원리를 배울 수 있는 ‘애플트리’가 있다. 엄마가 쇼핑하는 사이 아빠와 아이가 이곳에서 시간을 보낸다면 어떨까. 12∼36개월 유아의 경우 보호자가 함께해야 하고 36개월 이상은 보호자 없이도 혼자 입장이 가능하다. 이용요금은 1시간에 5000원. 보호자 동반하면 2000원이 추가된다.

롯데마트는 일부 점포에 레고, 보드게임, 나무블록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교구로 아이들 지능개발을 도와주는 ‘블록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전문 교사가 상주해 아이들이 함께 놀이를 배우며 즐길 수 있다. 영등포, 중계, 구로, 구리, 인천 삼산점 등에 입점해 있다. 입장료는 1시간에 4000원. 20시간 회원권은 7만 원에 살 수 있다. 신세계 죽전점에는 대형 패밀리파크 ‘헤이프레스토’가 있다. 게임이나 놀이, 요리 등으로 아이들의 감성지수를 키우는 수업들이 준비돼 있다. 4세 이상 9세 미만의 어린이만 이용 가능하다. 키즈파크의 경우 최초 회원가입비 5000원에 수업당 5000∼1만 원의 비용을 추가로 내야 한다.

○ 편하게 식사하세요

모처럼의 가족 외식,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 아이 때문에 제대로 밥 먹기 힘들 때가 많다. 아이한테 놀이방에 가서 놀라고 해보지만 낯선 아이들과 잘 놀고 있는지 걱정이 되기는 매한가지다. 베니건스 일부 점포에서는 놀이방에 폐쇄회로(CC)TV를 달아 식사를 하면서 아이가 잘 지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7인치 사이즈의 노트북을 테이블에 설치해주기도 한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에서는 지루해하는 아이들을 위해 직원에게 요청하면 아이들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종이와 색연필을 준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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