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KAMCO-증권선물거래소 등 공기업 잇단 압수수색

  • 입력 2008년 5월 14일 18시 45분


검찰이 14일 자산관리공사(KAMCO)와 증권선물거래소 본사 등을 각각 압수수색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용석 검사장)는 최근 공기업 비리를 집중적으로 수사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오를 공기업과 공공기관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우병우)는 이날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자산관리공사 본사와 자산관리공사 임직원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자산관리공사의 김모 신용지원부장이 2005년 D사와 S사의 무담보 채권을 금융기관으로부터 매입한 뒤 이 업체가 건넨 금품을 받고 해당 채권의 압류를 최근 해제해준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자산관리공사의 김모 신용지원부장과 실무담당 직원 등 2명을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자산관리공사 경영진이 무담보 채권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업체들이 제공한 리베이트를 받았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 봉욱)는 증권선물거래소의 부산 본사 및 서울 여의도 사무소를 이날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증권선물거래소가 정보통신(IT) 설비와 관련해 해당 업체에서 금품을 수수한 정황을 확보하고, 진위를 확인 중이다.

검찰은 이날 5, 6명의 수사관들을 보내 서울 사무소의 이정환 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실 과 부산 본사의 경영지원본부 사무실 등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상장법인 글로벌 기업설명회(IR) 참석을 위해 11일 출국했다가 일정을 닷새 앞당겨 13일 귀국했다.

서울중앙지검 김수남 3차장은 "예산 집행 및 자산 운용과 관련해 배임에 해당하는 혐의가 있는지를 수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금융감독원은 정례 감사를 통해 증권선물거래소가 2006년 1월~지난해 9월 골프접대비로만 10억5000만 원을 사용한 사실 등을 적발한 뒤 관련 자료를 지난달 검찰에 제출했다.

한편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그랜드백화점에 대한 특혜 대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김광준)는 산업은행의 최모 전 팀장이 2002년 그랜드백화점의 주식을 대량 매입한 사실을 확인하고, 자금의 출처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최 전 팀장은 친인척 명의로 그랜드백화점 주식의 7%인 39만주(약 28억 원 어치)를 사들였다.

검찰은 산업은행이 2002년 그랜드백화점의 사모사채 1800억 원 어치를 매입할 당시 최 전 팀장이 여신담당 업무를 담당했다는 점에 주목해 최 전 팀장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 대출 관련 대가가 아닌지 등에 대해 확인 중이다.

정원수기자 needjung@donga.com

최우열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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