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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5월 14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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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불 결제보다 2500원 이득
《“고객님 카드는 무이자 3개월이 됩니다. 할부로 해드릴까요, 일시불로 해드릴까요.”(점원)
“그까짓 거. 그냥 일시불로 해주세요.”(고객)
정말 ‘그까짓 거’라고 생각하고 넘어갈 일일까, 아니면 일일이 챙겨 받아야 할 혜택일까.
무이자 할부가 주는 실제 이득을 계산해 보자.
》A 씨는 12일 백화점에서 30만 원짜리 원피스를 무이자 3개월 할부로 구입했다. A 씨의 결제일은 매월 12일. 따라서 A 씨의 통장에서는 6월 12일 10만 원, 7월 12일 10만 원, 8월 12일 10만 원이 차례로 빠져나가게 된다.
이처럼 A 씨는 한꺼번에 대금을 내지 않고 세 번에 나눠 내기 때문에 각각의 결제일까지 이 돈을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요즘 자산관리계좌(CMA) 상품의 금리는 연 5% 안팎. 이 중 이자소득세(세율 15.4%)를 빼고 실제 받을 수 있는 이자가 연 4%라고 가정하자.
A 씨가 돈을 CMA에 넣는다면 6월 12일까지 예치할 수 있는 10만 원에는 4×1/12%, 7월 12일까지 예치하는 10만 원에는 4×2/12%, 8월 12일까지 예치하는 10만 원에는 4×3/12%의 이자가 각각 붙는다. 이를 계산해 모두 합하면 A 씨가 3개월 무이자 할부로 받을 수 있는 이자수익은 2000원이 된다.
만약 A 씨가 일시불을 택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한 달 뒤인 6월 12일 30만 원이 통장에서 빠져나가므로 A 씨는 30만 원을 CMA에 넣어 한 달 동안 굴릴 수 있다. 이때 이자는 30만 원×4%×1/12=1000원. 결국 요즘 시장 금리에 30만 원어치 상품을 3개월 무이자로 결제하면 일시불로 했을 때보다 1000원 이득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6개월 무이자 할부로 결제할 때 기대되는 이자소득은 3500원으로 일시불 결제보다 2500원 이득이다. 물론 30만 원이 아닌 300만 원어치 상품을 할부로 사면 이득도 10배로 커지고 반대로 더 싼 상품을 사면 이득은 줄어든다.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물가가 무섭게 뛰는 요즘 1000원의 이득이 어디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또 통장에 돈만 넉넉하다면 빚을 진 것 같다는 마음의 부담을 없애기 위해 호탕하게 일시불로 ‘긁을’ 수도 있을 것이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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