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들 “내일을 건설하라”

  • 입력 2008년 5월 13일 02시 59분


환경-에너지-벤처도 사업 다각화

GS건설은 12일 ‘물 산업’을 맡은 환경사업본부 인력을 올해 말까지 38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현재의 250명보다 52% 늘어난 규모다.

원유 값 폭등으로 ‘오일 달러’가 넘치는 중동지역에서 바닷물을 식수나 생활용수로 바꾸는 담수화 플랜트공사 수주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SK건설은 해외에 벤처기업 성격의 독립법인을 세워 산유국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해외 벤처기업을 현재 8개에서 2015년에 40개로 늘릴 방침이다.

미분양 아파트 증가로 국내 주택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의 건설업체들이 최근 국제 유가 폭등을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의 계기로 삼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 500조 원 물 시장, 중동이 관건

GS건설은 환경사업본부 인력을 대폭 증원하는 한편 환경사업본부장의 직위를 부사장급에서 사장급으로 높였다. 현재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대형 담수화 설비 공사 2건을 수주하기 위해 많은 자원을 투입 중이다.

이와 함께 2015년까지 물 산업 분야 세계 10위권에 진입하기 위해 환경사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물을 필요한 형태로 바꾸고 유통시키는 세계 물 산업 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연간 300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GS건설 환경기획담당 노정호 상무는 “세계 물 산업 시장은 2012년에 500조 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이라며 “담수화 플랜트 발주가 많은 중동 시장 공략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 외국에 벤처기업 만들어라

SK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유일하게 해외에 벤처기업 성격의 독립 법인을 세워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독립 법인의 이름은 ‘글로벌 벤처’. 현재 쿠웨이트 등 6개국에 플랜트 산업, 에너지 개발 분야의 현지 법인 8개가 운영되고 있다.

사업 초기인 2004, 2005년에는 실적이 미미했지만 지난해에는 8개 벤처기업이 7000만 달러어치의 건설 관련 공사를 수주했다. 2005년 쿠웨이트에 설립된 법인은 수주금액이 2006년 5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000만 달러로 1년 만에 100% 성장했다.

실적 호전에 고무된 SK건설은 최근 중남미의 멕시코 등에도 글로벌 벤처를 세우기로 하고 시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SK건설 홍보팀 김권수 부장은 “글로벌 벤처는 ‘씨’를 많이 뿌리고 잘 가꾸면 거목(巨木)으로 큰다는 확신을 갖고 추진하는 사업”이라며 “2015년까지 중동 등 산유국을 중심으로 해외 30여 개국에 40여 개의 벤처기업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 에너지 등 신성장 동력 모색

대림산업은 하반기(7∼12월) 중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안에 있는 자체 용지(52만8000m²)에 3000MW 용량의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경기 양주시 옥정지구에서 1500MW 용량의 복합화력발전소 건설에 착수한다.

두 화력발전소 모두 대림산업이 건설비를 충당해 지은 뒤 전기를 판매해 수익을 얻는 구조로 운영된다. 발전소를 짓기만 하던 단순 시공에서 벗어나 전력 판매까지 사업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대림산업 배선용 홍보팀장은 “여름철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한국에서는 원자력발전을 보완할 수 있는 복합화력발전소의 필요성이 매우 높다”며 “독과점 체제인 전기시장이 앞으로 경쟁 구도로 바뀌면 전기료가 싸지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우건설과 GS건설은 최근 미군기지 등 오염 가능성이 있는 대규모 용지를 개발하기 위해 ‘토양 정화업’과 ‘지하수 정화업’ 면허 등 환경 관련 면허를 취득하기도 했다.

주요 건설업체들의 신성장사업 추진 현황
업체사업 영역사업 추진 현황
GS건설담수화 플랜트 등 물 산업―환경사업본부 인력 52% 증원, 아랍에미리트에서 2개 담수화 플랜트 공사 수주 추진
두산중공업담수화 플랜트 등 물 산업-중동지역에서 최대 1조8000억 원 규모 담수화 플랜트 공사에 입찰 참여
대림산업화력발전소 등 에너지 생산-인천 송도신도시에 화력발전소 건설 (시공과 함께 전력 생산 및 판매에도 참여)
SK건설에너지, 플랜트-해외 현지 벤처기업 8개 운영, 현지 벤처기업을 2015년까지 40개로 확대
대우건설토양 및 지하수 정화-토양 및 지하수 정화사업 면허 취득, 오염 가능성 있는 미군기지 터 개발
자료: 각 업체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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