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시크릿 “쉿!”

  • 입력 2008년 4월 25일 02시 56분


美 유명 속옷 브랜드, 아이디어 도용 혐의 피소

네 자녀를 키우는 한 주부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도용해 브래지어를 만들었다며 21일 미국 유명 속옷 브랜드인 빅토리아 시크릿을 상대로 뉴욕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소송을 제기한 카트리나 플루(38) 씨는 옷을 입을 때마다 목선 옆으로 나오는 브래지어 끈 때문에 늘 고민이었다. 여름에 노출이 조금이라도 있는 옷을 입으려고 하면 끈이 보일까봐 신경이 쓰였다.

그는 궁리 끝에 탈 부착이 가능할 뿐 아니라 속옷의 앞뒤에 촘촘하게 낸 구멍 어디에나 끈을 자유롭게 걸 수 있는 브래지어를 개발하고 2004년 특허를 신청했다.

초안 개발과 특허 등록엔 모두 1만2000달러(약 1190만 원)가 들었다. 플루 씨는 이를 상품화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다는 주변의 충고에 따라 2006년 디자인을 빅토리아 시크릿에 보냈다.

그는 빅토리아 시크릿의 임원과 만날 약속까지 잡고 한껏 부풀어 있었지만, 그 임원은 별다른 이유 없이 약속을 취소해 버렸다.

그 후 1년이 지난 지난해 6월, 플루 씨는 롱아일랜드의 상점가를 지나다 깜짝 놀랐다. 그녀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차용한 디자인이 ‘VS 브라’라는 이름으로 50달러가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었던 것. 빅토리아 시크릿은 겉옷에 맞춰 끈 위치를 100가지 형태로 바꿀 수 있다고 대대적인 광고까지 했다.

플루 씨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 속옷을 하나 사서 나온 뒤 나는 펑펑 울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플루 씨의 변호사인 찰스 본 심슨 씨는 “이번 사건은 개인이 소파에 앉아 쉽게 떠올려낸 아이디어가 아니다”며 “돈과 시간을 쏟아 부어 특허까지 낸 상품을 도둑질당했다”고 주장했다.

빅토리아 시크릿은 23일 현재 이 소송에 대한 논평을 거부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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