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새얼굴’ 이수빈 회장은…

  • 입력 2008년 4월 23일 03시 01분


제조-금융분야 섭렵한 전문경영인

30년간 그룹내 CEO… ‘직업이 사장’

앞으로 삼성그룹을 대외적으로 대표하게 될 이수빈(69·사진) 삼성생명 회장은 삼성그룹 내 최고 원로 전문경영인이다.

이수빈 회장은 삼성의 전문경영인 가운데 ‘의전 서열 1위’로 이병철 창업주 시절부터 대주주 가문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왔다.

1939년 경북 성주에서 태어난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65년 삼성그룹 공채 6기로 제일제당에 입사했다. 이건희 회장의 서울사대부고 4년 선배이기도 하다.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며 입사 13년 만인 1978년 제일모직 사장에 올랐고 이후 30년 동안 그룹 내에서 최고경영자(CEO)로 활약해 ‘직업이 사장’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다.

이 회장은 제조와 금융 분야를 두루 경험한 경영인이다. 그는 1985년 삼성생명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삼성생명을 국내 생명보험 업계 1위 기업으로 키웠으며 이후 삼성생명 부회장, 삼성증권 회장을 거쳐 현재 삼성생명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나서기를 싫어하고 부드럽고 합리적인 성격이지만 재무 전문가답게 숫자에 밝고 치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그룹의 ‘구원투수’로 긴급 투입된 이 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역할을 대신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폐암수술 후 정밀진단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던 2006년 1월 삼성그룹 신년하례식 등 공식 행사에서 이 회장을 대신해 행사를 주관하는 등 그룹을 대표하는 역할을 종종 해 왔다.

올해 초 특별검사 수사 영향으로 그룹 시무식이 열리지 않았을 때는 사내(社內)방송을 통해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신년메시지를 전달했으며, 삼성인상 시상식에서 시상자로 나서기도 했다.

정부의 금융지주회사 설립 요건 완화로 삼성생명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어서 오랜 기간 삼성생명 CEO를 지낸 이 회장이 일정한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이 회장의 역할은 대외적으로 그룹을 대표하는 얼굴 역할에 머물 뿐 종합적인 경영 역할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은 대외 행사 등에 그룹을 대표하는 역할을 하게 되며 그룹 경영은 어디까지나 각 계열사 전문경영인의 자율 체제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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