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제일화재 인수하겠다”

  • 입력 2008년 4월 22일 02시 52분


한화손보와 통합 추진… 한진과 그룹간 대결 양상

한화그룹이 메리츠화재로부터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을 받고 있는 제일화재의 경영권을 인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누나인 김영혜 씨가 최대 주주인 제일화재의 ‘백기사’로 나선 것이다.

한화그룹은 21일 긴급 이사회를 연 후 “국내 보험업법에 따라 제일화재의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22일 금융위원회에 지분 인수 승인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 측은 “장기적으로 제일화재를 한화손해보험과 합병해 국내 2위권의 손보사로 키우겠다”며 “장기손해보험 중심의 한화와 자동차보험 중심 제일화재는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메리츠화재는 한진중공업과 힘을 합쳐 M&A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거듭 확인해 이번 인수전이 범(汎)한진그룹과 범한화그룹 간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메리츠금융그룹의 조정호 회장은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의 동생으로 두 기업은 현재 계열 분리된 상태.

키움증권 이태경 애널리스트는 “지금 상황대로라면 양쪽 모두가 제일화재 주식의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면서 “중립을 선언한 KB자산운용(6.55%)과 그린화재(2.72%)가 어느 쪽에 지분을 넘기느냐가 중대 변수”라고 말했다. 현재 제일화재의 최대 주주인 김 씨와 임직원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21.11%로 한화 측이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지분을 40% 이상으로 늘려야 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편 이날 제일화재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000원 급등한 1만5650원으로 마감했다.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제일화재의 국내 손보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현재 각각 8.2%, 3.5%, 3%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이나연 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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