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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7일 0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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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인수 자금은 2년 전 매각이 추진될 때부터 준비를 시작해 문제가 없을 겁니다.”
지난달 현대상선 대표이사로 선임된 김성만(61·사진) 사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상선 사옥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신용과 사업성이 중요하지, 당장 돈이 많다고 현대건설 인수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대그룹은 현대중공업, 두산그룹 등 자금력이 탄탄한 기업들과 함께 현대건설의 주요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현대그룹 주력사인 현대상선이 인수에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현대상선은 현대건설 인수로 현대아산의 대북(對北) 사업과 함께 큰 시너지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누구보다 현대건설을 잘 알고 있다”며 “현대상선의 인적자원이 현대건설에 적합한 만큼 현대건설 인수는 ‘익숙한 만남’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현대상선의 잠재력이라면 신사업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믿고 있다.
해운업이 세계 경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에 연관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동력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현대상선은 올해 매출 목표를 창사 이래 최고인 6조3515억 원으로 잡았다.
김 사장은 “세계 경기는 출렁거리겠지만 최근 3개월 실적도 좋은 만큼 목표 달성에 지장은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동남아, 인도 등에 항만을 확장하고 러시아, 두바이 등에 새 법인을 설립해 견실한 성장을 이끌 계획이다.
현대상선이 매각한 자동차수송사업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는 안 됐지만 해운업을 전문으로 하는 우리가 다시 할 수 있다면 좋겠다”며 여운을 남겼다.
수직적 보고가 아닌 수평적 토론을 장려하는 김 사장은 “기업의 의사결정은 한두 명의 스타가 끌고 가는 게 아니라 함께 토론하고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