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러시아로” 한국기업 투자 러시

  • 입력 2008년 1월 29일 02시 59분


“푸틴 후계자 지명으로 시장 불확실성 크게 줄어”

최근 러시아 페테르부르크 북부 카멘카 지역 닛산자동차 공장용지 건너편에서는 눈보라를 뚫고 현장을 방문하는 한국 중소기업인을 자주 볼 수 있다.

현대자동차가 이 일대에 4억 달러를 들여 자동차 조립공장을 세운다는 계획이 알려진 이후 자동차 부품 납품업체들도 동반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연간 10만 대 생산 규모의 현대차 페테르부르크 공장 기공식은 5월에 열릴 예정이다.

오리온은 2월 러시아 과학도시 노보시비르스크에서 제2공장 준공식을 갖는다. 초코파이를 생산하는 이 공장이 가동되면 올해 안에 수출 1억 달러 달성도 무난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오리온은 내년 6월엔 모스크바 서쪽 트베리 주에 제3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1998년 러시아 금융위기 이후 주춤했던 한국 기업의 직접투자 열기가 10년 만에 되살아나고 있다.

서방 국가의 시각에서 러시아는 여전히 투자 위험이 큰 나라로 평가된다. 특히 기간산업에 대한 재(再)국유화 바람과 올 3월 대통령선거 후 권력 교체에 따른 정국 혼미 전망은 투자 위험도를 크게 높이고 있다.

그럼에도 “위험한 장사에 이윤도 많이 남는다”고 말하는 투자가들은 여전히 러시아를 기회의 땅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하반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후계자를 조기에 지명함으로써 시장의 불확실성이 상당히 해소됐다고 진단한다.

한국 기업도 이런 기류를 타고 직접투자 러시 행렬을 이루고 있다는 게 현장 실무자들의 얘기다.

한국 기업의 투자는 대부분 현지공장 건설 이후 상품 직접 판매에 초점을 맞춰 왔다. 2005년 모스크바 서쪽 루자 공장을 준공한 LG전자, 지난해 7월 모스크바 남쪽 칼루가 지역에 5700만 달러를 투자한 삼성전자 등이 이 같은 유형이다.

올해 이어질 대기업 투자는 1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4억 달러를 들여 모스크바 시내 중심에 백화점을 개장한 롯데는 2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호텔을 짓는 한편 모스크바 외곽에 제과공장을 건설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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