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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월 15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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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팀 “컴퓨터 저장된 자료 세밀히 검토”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이 14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삼성 주요 임직원 자택 등에 대해 실시한 압수수색은 철저한 보안 속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지난 주말 압수수색을 준비한 특검팀은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파견검사, 수사관 등 수십 명의 인력을 8개조로 나눠 일제히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압수수색을 시작한 지 1시간이 지난 오전 9시 30분 기자실을 방문한 윤정석 특검보는 “특별히 언급할 사안이 없다”며 압수수색 사실에 대해 함구했지만 압수수색은 이미 본격화되고 있었다.
이날 압수수색에서 가장 주목을 끈 곳은 단연 이건희 회장의 개인 집무실인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승지원. 수사팀 중에서 가장 많은 압수수색 인력이 승지원 현장에 투입됐다.
특검팀은 삼성그룹의 심장부인 승지원에 이원곤 파견검사를 포함한 15명 정도의 인력을 투입해 4시간 반가량 압수수색을 벌였다.
승지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특검팀은 서류봉투 5개 등을 들고 나왔다. 이 같은 결과물은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가 지난해 11월 30일 삼성증권을 압수수색했을 당시를 비롯해 검찰의 통상적인 기업체 압수수색 때보다 적은 분량이다.
이주형 파견검사 등이 맡은 이학수 전략기획실장의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자택 압수수색 현장에서도 특검팀이 상자째로 압수물을 들고 나오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특검팀은 승지원과 임직원들 자택의 컴퓨터에 저장돼 있는 자료 등을 세밀히 검토하고 압수 대상물을 선별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승합차를 이용해 8곳의 압수수색 장소와 용산구 한남동 특검 사무실을 여러 차례 오가며 압수물을 옮겼다.
윤 특검보는 “이날 오후 3시경 전용배 상무(전략지원팀 재무 담당)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지막으로 수사진은 모두 복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압수수색과 관련한 별도의 기자간담회는 하지 않겠다. (압수수색) 성과를 이야기하기는 이르고 (압수물을) 꼼꼼히 분석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통상 검찰이 압수수색을 끝낸 뒤 압수수색 결과물의 규모 등에 대해 공식적으로 알려주는 것과 비교되는 신중한 모습이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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