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특수’ 기대감에 강남 다시 꿈틀

  • 입력 2007년 12월 29일 03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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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서 리모델링으로 틀었다 재건축 ‘U턴’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리모델링을 추진해 왔던 아파트 단지들이 대선 이후 재건축 쪽으로 대거 방향을 바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리모델링을 추진해 왔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과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 단지 2곳이 대선을 전후해 리모델링에서 재건축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는 현 정부의 재건축 규제로 인해 리모델링으로 눈을 돌렸던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이 새 정부에서 재건축 규제가 풀릴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리모델링에서 재건축으로

1971년 완공된 여의도동 시범아파트는 올해 초부터 재건축 사업을 시작했지만 사업이 더디게 진행되자 주민들 사이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대선 후에는 리모델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의 자취를 감추면서 재건축을 본격 추진하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갔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신25차도 시공사 선정까지 마치는 등 리모델링 사업을 비교적 적극적으로 밀고 왔지만 대선 이후에는 주민의 절대 다수가 재건축을 희망해 리모델링 사업이 답보상태에 빠졌다.

에덴공인 정영숙 사장은 “금방은 아니겠지만 2, 3년 안에는 재건축 규제가 풀릴 가능성이 높으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재건축으로 가는 게 낫다고 말하는 주민이 대다수”라고 전했다.

○ 기대 크지만 규제 유지에 대한 우려도 공존

현 정부 내내 집중적인 규제를 받은 강남 서초 송파구 등 서울 강남 3구의 부동산시장에서는 대선 이후 시장의 주도권이 매수자에서 매도자로 옮겨가는 듯한 징후가 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101m²는 대선을 전후한 며칠 사이에 시세가 10억 원에서 10억5000만 원으로 5000만 원가량 뛰었다. 9억 원대 후반에 나온 매물은 대선 3일 전까지 모두 팔려 나갔다.

OK공인 안주철 사장은 “그동안 정부의 규제로 재건축 사업이 쉽지 않았는데 이명박 정부가 조만간 가시적인 정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가 많다”며 “그래서인지 매물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3단지 50m²는 대선 전인 16일 시세가 12억 원 선이었지만 대선 직후인 20일에는 12억6000만 원으로 뛰었다.

양지부동산 이병헌 사장은 “매도자들은 좀 더 지켜보다가 값을 더 올려서 집을 팔겠다는 생각으로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며 “대선 전과 비교해 매도자의 파워가 확실히 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강남 지역의 재건축 규제는 다른 지역과 달리 현행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의 이 당선자 측 방침이 최근 잇달아 보도되자 강남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러다가 이명박 정부에서도 규제가 안 풀리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 당선자 측은 최근 강남 재건축 시장이 들썩이는 조짐을 보이는 것에 매우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되 가칭 ‘재건축세’ 등을 도입해 개발이익을 현금으로 환수하는 비중을 획기적으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새 정부가 용적률 상향 조정 등을 통해 재건축 사업에 숨통을 틔워 줘도 조합원들이 재건축에 따른 추가 이익을 확보하기는 상당히 어려워진다.

서울 강남 3구 재건축 추진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
기간11월 30일∼12월 6일12월 7일∼13일12월 14일∼20일
변동률(%)-0.010.290.05
강남 3구는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자료: 부동산114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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