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특집]고향의 정감, 황제의 여유…태국 골프 여행

  • 입력 2007년 12월 17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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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는 고향에 온 기분이라고 했고 다른 이는 ‘황제 대접’이라고 했다.

표현은 서로 다르지만 태국 북부의 치앙마이에선 모두 같은 의미다.

우선 쿤탄 국립공원의 산세에서 고향의 정감이 느껴진다.

아무도 재촉하지 않는 골프장의 여유로움, 라운딩 후 전통 안마와 오일 마사지로 얻는 편안함이 모두를 황제가 된 듯한 느낌에 빠지게 만든다.》

800년 역사의 고도 치앙마이는 수도 방콕에서 북으로 710km나 떨어진 주민 150만 명의 내륙도시. 풍부한 역사유적과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매년 100만 명 이상이 다녀가는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 10대 관광지의 하나다. 미인이 많아 ‘북방의 장미’로 불리기도 한다.

○치앙마이의 ‘황제 골프’

뒤에서 쫓아오는 팀도 없다. 앞서 나간 팀도 없다. 앞뒤를 둘러봐도 우리뿐이다. 그런데도 한국 골퍼는 바쁘다. 국내 골프장에서 워낙 잘 훈련된 탓이리라. 종종걸음으로 급하게 플레이하다 보면 캐디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뭐가 그리 급해’라는 표정이다. 그럴 때마다 일행은 모두 겸연쩍은 모습이다.

이곳은 산악이어서 기온이 적당(연평균 기온 섭씨 22도)하다. 1년 내내 골프를 즐기기에 적절한 날씨다. 또 건기(11∼2월)에는 온종일 라운딩도 할 수 있어 한국 골퍼의 구미에 맞다. 골프코스는 8개인데 치앙마이 람푼 골프클럽(GC)은 타이거 우즈도 라운딩한 명문 클럽. 도심에서 25km거리로 1990년 개장된 이후 굵직한 대회가 많이 열렸다.

가산그룹 산하의 세 곳(가산 쿤탄GC, 가산 레이크시티GC, 가산 마리나GC)은 신설 코스로 모두 최고경영자인 프라빗 리엉포(48) 씨가 설계했다. 그는 잭 니클로스가 태국 골프장 설계에 참가했을 때 함께 활동했던 인물. 가산의 코스는 워터 해저드가 많은 것으로 이름났는데 이 중 태국의 200개 코스 중 어렵기로 9번째인 쿤탄 코스는 18홀 중 16홀이 호수를 끼고 있다. 평지에 자리 잡은 레이크시티GC는 워터 해저드가 쿤탄GC보다 많다. 마리나GC에는 수많은 벙커가 숨듯 도사리고 있다. 어디 하나 쉬운 홀이 없다.

개장 2년째인 하이랜드GC는 ‘도시에서 벗어나 천국의 언덕으로’라는 기치를 내건 골프장. 13, 17번홀에서는 치앙마이 시내가 내려다보여 천상에서 노니는 듯한 느낌이다.

치앙마이 골프의 특별함이라면 수려한 자연경관과 여유로운 라운딩이다. 일대일로 배속된 전담 캐디 덕분에 분위기는 국내와 크게 다르다. 8명이 한꺼번에 올라선 그린은 번잡하다는 느낌도 없지 않다. 전담 서비스를 받으며 여유롭게 플레이하다 보면 뭔가 특별함도 느낀다.

○골프로 지친 몸을 달래 주는 스파와 마사지

치앙마이는 1296년 문을 연 란나 왕국의 수도다. 오랫동안 독립국가로 유지된 덕분에 이곳의 문화는 여타 지역과 다른 독특함이 있다. 그런 전통 덕분일까. 호텔과 골프리조트의 스파와 마사지도 색달랐다.

람푼GC의 스파는 빨갛고 노란 꽃잎이 수면 가득 떠 있는 욕조에서 미온욕 후에 마사지를 받는다. 오아시스 스파에서는 허브에서 추출한 에센스오일을 이용한 마사지가 압권이다. 치앙마이에만 4곳이 있는데 전화(53-815000)를 하면 차량을 보내 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스파 자체가 테마인 리조트도 있다. 핑 강 동쪽의 라린진다 리조트인데 웰빙 스파의 명성이 드높다. 디즈니랜드의 성을 동양식으로 재현한 화려한 건축의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도 명소다. 최고급인 만큼 가격도 만만찮은데 혹시 투숙이 어렵다면 레스토랑에서 탈각(껍질 벗기)한 게 요리라도 꼭 맛보시도록.

치앙마이의 산림은 울창한 밀림과 강을 품었다. 덕분에 이곳은 어드벤처 투어도 발달했다. 코끼리 등에 올라타고 산과 강을 오르내리는 코끼리 트레킹, 고무보트로 강의 급류를 즐기는 화이트워터 래프팅, 사륜구동 자동차로 떠나는 사파리투어는 언제든 즐길 수 있다.

고산족 생활체험은 유럽인에게 인기였다. 주변 산악에 산재한 고산족 마을은 줄잡아 1000여 개. 그중 시내에서 30분 거리의 메오족 마을이 체험현장으로는 가장 가깝다.

치앙마이=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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