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SUV 핵심기술 中유출

  • 입력 2007년 12월 14일 03시 02분


직원 2명이 120만 달러 받고 합작사에 도면 넘겨

현대자동차가 수백억 원을 들여 개발한 자동변속기 기술이 내부 직원에 의해 중국 자동차 업체로 유출돼 한국 자동차 산업에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지청장 곽상옥)은 현대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용 자동변속기 도면을 돈을 받고 중국 자동차회사에 넘긴 혐의(부정경쟁방지법 위반)로 현대차의 윤모 과장과 중국사업본부 주재원 김모 과장을 최근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5년 말 구형 싼타페와 현재 생산되는 투싼, 스포티지에 장착되는 현대차의 대형 4단 자동변속기 도면 270여 장을 CD에 담아 중국 장화이(江淮)자동차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그 대가로 장화이차로부터 120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측은 “기술이 유출된 자동변속기는 산업기술유출방지법에 적용되지 않는 구형으로 현지에서 실용화되기 전에 유출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중국 장화이차가 이 기술을 실용화할 수 없도록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유출된 기술은 최신 기술이 아니지만 한국의 자동차 산업을 위협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추격 속도를 더 높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자동차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편 검찰에 따르면 장화이차는 윤 과장 등에게서 받은 설계도면을 스위스의 설비업체에 넘기며 자동변속기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주문했다. 이 스위스 업체는 장화이차의 설계도면이 현대차 것과 같다는 점을 의심해 현대차에 이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대차 측은 자체 보안시스템으로 유출 사실을 발견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혀 기술 유출 적발 과정에 대해 추후 논란이 예상된다.

장화이차는 현대차의 중국 상용차 부문 합작회사로 2004년 9월 8일 버스, 트럭, 엔진 등 상용차 합작공작을 설립하는 계약을 한 바 있다.

현대차와 장화이차는 2010년까지 총 7억8000만 달러를 반반씩 투자해 공장을 짓고 연간 소형 승합차용 엔진 5만 대, 중소형 및 대형 트럭 9만 대, 버스 1만 대 등 총 15만 대의 생산능력을 갖출 계획이었다. 따라서 이번 사건으로 현대차의 중국 상용차 시장 진출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고양=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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