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캐리 청산 시작될까… 국내 증권가도 논쟁

  • 입력 2007년 11월 14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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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기 비관적… 청산 가능성 높아”

“일본內 투자처 부족… 회수 적을것”

엔 캐리 트레이드(금리가 싼 엔화를 빌려 미국 등 다른 나라의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것)의 본격적인 청산이 시작될 것인지를 놓고 증권가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빠져나가면 투자 대상국은 주가 폭락과 금융경색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12일의 아시아 증시 동반 급락도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로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급등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아직 걱정할 단계가 아니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가장 큰 이유는 달러화에 대한 엔화 강세 때문이다.

대신증권 성진경 투자전략팀장은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강세가 최근 주춤하는 사이에도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환율 변동을 볼 때 어느 정도인지 실체는 알 수 없지만 엔 캐리 청산이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은 국내 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 점이 국내 증시에 부담을 주는 부분이라는 설명이다.

CJ투자증권 김승한 연구위원은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 결여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기가 나빠지면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달러화로 바뀌어 미 증시에 투자된 엔화 자금의 수익률이 낮아진다. 여기에 달러화 약세가 겹쳐 환차손까지 입게 될 우려가 있어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반면 “아직은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대우증권 이인구 연구원은 “일본은 경상수지 흑자로 돈이 넘쳐나지만 국내에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에 해외에 투자된 자금을 급격히 회수할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그는 “엔 캐리 트레이트 자금의 투자자산은 대부분 채권으로 금융 불안 시기에 일시적인 환매 움직임도 있었지만 8월 증시 급락 이후에도 일본의 해외채권 매입은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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