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떨어졌는데 종부세 1가구 평균 40% 이상 늘어

  • 입력 2007년 11월 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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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도 조세저항 우려

올해 가구당 주택분 종합부동산세가 평균 40%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는 집값이 작년보다 떨어졌는데도 종부세는 2배 이상으로 급증하는 곳이 많아 세정(稅政)당국조차 심각한 ‘조세저항’을 우려하고 있다.

국세청 고위 관계자는 8일 “종부세를 매기는 기준인 공시가격이 많이 오른 데다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 금액) 시가반영률이 높아져 올해 개인 주택분 종부세는 집값 변동과 상관없이 모두 35% 이상 오른다”고 밝혔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국 평균 22.8% 상승했고 과세표준 시가반영률이 70%에서 80%로 높아져 이것만으로도 개인 주택분 종부세가 자동적으로 35% 늘어난다.

여기에 6억 원 초과 주택의 공시가격이 평균 31.5% 오른 점을 감안하면 종부세 대상 주택 보유자들이 내야 할 세금은 지난해보다 평균 4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112m²(34평형)의 공시가격은 지난해 6억8100만 원에서 올해는 10억800만 원으로 급등했지만 시중 매매가는 작년 말 13억5000만 원에서 현재는 11억 원대로 하락했다.

집값이 떨어졌지만 이 아파트의 종부세는 36만4500원에서 267만6000원으로 231만1500원(634.2%)이나 늘어난다. 단, 관련 규정에 따라 종부세와 재산세를 포함한 보유세 총액은 전년 대비 200%를 넘지는 않는다.

국세청은 이날 내놓은 ‘종부세 신고관리대책’ 보고서에서 “세금 부담의 대폭 증가가 불가피해 조세마찰 등이 우려된다”며 “수도권 중 아파트 값이 급등한 곳은 세금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올해 개인과 기업이 주택과 토지분으로 내는 종부세 총액은 작년보다 68% 늘어난 2조8814억 원가량으로 추정됐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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