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디자인 클리닉]펀드도 과유불급… 줄여 보세요

Q:인터넷 기업에 근무하는 34세 맞벌이 주부입니다. 결혼 5년차로 5년 연상의 남편과 세 살된 아들이 있습니다.

양가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남보다 빨리 내 집을 장만할 수 있었습니다. 은행 대출 2억 원이 있습니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 재테크 정보를 수집해 주위에서는 나름대로 ‘재테크 박사’로 통합니다. 적립식과 거치식 펀드 등 10여 개 펀드에 가입해 있습니다.

서울 성동구 주상복합아파트(시가 5억 원)에 거주하며 서대문구에 시가 3억 원의 상가를 제명의로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시부모님께서 임대 수입으로 생활하고 계십니다. 남편과 제 연봉을 합하면 9000만 원 정도입니다.

A:인터넷에 밝은 세대 중에는 이 분과 비슷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재테크 정보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전문가에게 투자 상담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 유행만 좇다 보면 오히려 손해 볼 수도

많은 펀드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려는 ‘투자 마인드’는 높이 평가할 만합니다. 그러나 유행하는 재테크 상품을 뒤쫓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짜임새 있는 포트폴리오를 짜는 데는 실패하게 됩니다. 펀드가 10개 이상이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자산 배분 비율이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고 순발력 있게 펀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기도 힘들어집니다. 국내 성장형 펀드, 국내 가치주 펀드, 아시아지역 펀드, 이머징마켓 펀드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4종류 정도로 압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수익성 낮은 상가 대신 이자 지급식 채권으로

현재 소유한 3억 원짜리 상가의 임대 수입은 월 120만 원. 단순 수익률로 환산하면 4.8% 수준입니다. 게다가 상가 유지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과 공실(空室) 위험 등을 생각하면 투자로서는 매력이 없는 셈이지요.

사실 매달 발생하는 현금에 현혹되기보다는 전체적인 투자 수익률에 초점을 맞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매달 규칙적으로 들어오는 임대 수입이 시부모님의 생활비이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 없겠죠. 이처럼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할 때는 ‘월 이자 지급식 채권’을 이용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월 이자 지급식 채권은 만기 1년 6개월에 1억 원이면 매달 47만8333원(세전)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3억 원을 모두 채권에 투자하면 140만 원 정도의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부모님의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겠지요.

○ 소득공제 꼼꼼히 챙기는 것도 재테크

의뢰인 부부는 매달 200만 원가량을 꾸준히 적립식 펀드와 변액보험 등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저축률이 근로자 가계 평균 수준인 20%를 넘습니다.

비교적 알뜰하게 생활하는 편이어서 소비를 줄일 여지가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꼼꼼하게 소득공제 항목을 챙기는 것이 필요합니다.

시부모님을 사실상 부양하고 있으므로 부양가족 1인당 100만 원씩 적용되는 소득공제 혜택을 활용하세요. 부모님도 가급적 신용카드를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에게 많이 들어가는 의료비 영수증도 꼼꼼히 챙기도록 하세요.

재테크에 신경을 많이 쓰는 젊은 부부를 만나면 꼭 해주는 말이 있습니다. 재테크뿐 아니라 자기계발에도 신경을 쓰라는 것이죠. 좋은 금융상품도 장기간 연 15% 수익률을 달성하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사람에게 투자한다면 그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도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손현준 삼성증권 PB

상담자(34세，39세 맞벌이 부부)의 자산 현황
부동산	주거용 아파트 시세 5억 원
	임대용 상가 시세 3억 원
현금성 자산	CMA, 보통예금 등 1000만 원
투자형 자산	국내 주식형 펀드 및 적립식 펀드 12개 2500만 원
	중국 펀드 500만 원
	글로벌리츠 1000만 원
	변액보험, 연금보험 4000만 원
	※적립식 펀드는 7개에 매달 200만 원 적립
총자산	8억9000만 원
부채	2억 원

손현준 PB가 제안한 자산 디자인
펀드	국내 투자 펀드 종류를 성장형과 가치주 펀드의 2개로 압축
	해외 펀드 비중을 늘려 국내와 해외 비중을 5 대 5로 조정
	적립식 펀드도 같은 비율로 국내외 분산
부동산	임대용 상가를 매도하고 월 이자 지급식 채권 매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