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근속 25년… 장인의 솜씨로 ‘홀로서기’

  • 입력 2007년 10월 25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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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울산 울주군 상북면 길천리 대우버스 울산공장 조립라인. 장인 수준에 이른 숙련된 근로자들이 만든 버스가 30분에 한 대씩 출고되고 있다. 울산=석동빈  기자
24일 울산 울주군 상북면 길천리 대우버스 울산공장 조립라인. 장인 수준에 이른 숙련된 근로자들이 만든 버스가 30분에 한 대씩 출고되고 있다. 울산=석동빈 기자
대우버스 ‘대기업우산’없이도 1등 이룬 비결은

‘번쩍번쩍…, 위이잉∼.’

24일 오후 1시 반 울산 울주군 상북면 길천리 대우버스 울산공장 조립라인. 파란색의 용접 불꽃과 쇠를 갈아내는 기계 소리가 공장 내부를 가득 메웠다.

커다란 쇳덩어리에 불과한 검은색 철제 프레임이 500m에 이르는 3단계 조립라인을 통과하면서 숙련된 근로자들의 손놀림에 따라 점차 버스의 모습을 갖춰 나갔다.

2003년 5월 대우자동차와 분리돼 영안모자에 인수된 대우버스는 대기업이라는 ‘우산’이 사라져 불리한 상황에 놓였지만 내수시장 1, 2위를 다투며 홀로 서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5일에는 11년 만에 완전 신(新)모델인 ‘FX’ 시리즈 4종류를 내놓고 한 단계 도약을 꿈꾸고 있다.

○ 맞춤제작-틈새 공략으로 결실

대우버스는 지난해 4502대를 판매하는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리며 대형버스 내수시장 점유율 42.6%로 1위를 차지했다.

올해는 9월 말까지 3343대(시장점유율 38.1%)를 판매해 2위로 밀렸지만 25일 차체 중량을 가볍게 하고 엔진 출력과 변속기 성능을 개선한 신모델이 나오면 판매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관련 기업도 없고 승용차 생산도 하지 않아 판매와 연구개발(R&D)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는 대우버스가 알찬 실적을 올릴 수 있는 비결은 장인(匠人)정신을 바탕으로 한 품질과 틈새시장 공략이다.

이 회사 근로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25년, 평균 연령은 50세. 버스 제작은 수작업의 비율이 95%에 달해 근로자들의 높은 숙련도가 품질이 뛰어나면서도 경쟁 모델에 비해 가격은 낮출 수 있는 비결이다. 특히 버스의 구조와 도장(塗裝)에서부터 작은 부품 하나까지 고객이 원하는 대로 맞춤 제작하고 있다.

임사연 울산공장장은 “임기응변에 능한 장인들의 솜씨가 있기 때문에 주문제작 분야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앞선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한국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대우버스는 국내 연간 버스 수요가 8000∼1만 대 수준에서 크게 늘어나지 않아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부산과 울산공장에서 연간 생산되는 8000여 대의 버스 중 40∼50%를 5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국내 업체 중 처음으로 2005년 일본에 버스를 수출하기도 했다.

대우버스는 국내 생산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있다. 해외 현지의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환율 문제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자동차 시절 건설된 중국 구이린(桂林)과 대만에 있던 공장 외에 2004년 코스타리카, 2005년 중국 상하이(上海), 올해는 베트남과 카자흐스탄에 잇달아 공장을 건설해 해외 공장은 모두 6개로 늘어났다. 연간 해외생산 가능 규모는 5000대에 이른다.

이를 바탕으로 2010년에는 연간 2만2000대를 생산해 매출 10억 달러로 벤츠와 스카니아 볼보 등 유명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작지만 강한 기업’ 대우버스의 목표다.

울산=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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