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가는 ‘코리안 뱅크’ “현지 인재, 어서들 오세요”

  • 입력 2007년 10월 2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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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온 학생들에게 파티 열어 주고…인도네시아 유학생들이 하나은행 연수원에서 열린 르바란 행사에서 자국의 전통 음식을 맛보고 있다. 사진 제공 하나은행
유학 온 학생들에게 파티 열어 주고…
인도네시아 유학생들이 하나은행 연수원에서 열린 르바란 행사에서 자국의 전통 음식을 맛보고 있다. 사진 제공 하나은행
인턴으로 뽑아 유대관계 다지고…신한은행의 글로벌 인턴십 과정을 거친 유학생들이 이 은행 본점 구내식당에서 자국의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 제공 신한은행
인턴으로 뽑아 유대관계 다지고…
신한은행의 글로벌 인턴십 과정을 거친 유학생들이 이 은행 본점 구내식당에서 자국의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 제공 신한은행
“조국의 전통 행사를 한국에서 즐길 수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인도네시아 유학생 레베카 판티 아스투티(27·여) 씨는 20일 경기 수원시 하나은행 연수원에서 열린 ‘르바란’ 행사에 참석해 감동에 젖었다.

르바란은 인도네시아 최대의 전통 축제로 하나은행은 현지 은행 인수를 앞두고 이 행사를 마련했다.

은행들이 해외 진출에 대비하여 현지의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전통 행사를 열고 인턴으로 뽑아 실무교육을 시키는가 하면 현지에서 금융교육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유학생과 교민 상대의 천편일률적인 영업에서 탈피해 현지인들을 주 고객으로 맞으려면 현지 문화와 언어에 능통한 전문 인력이 필수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지 축제 열고 대학에서 금융 강의도

인도네시아 은행인 빈탕 마눙갈 뱅크의 지분 61%를 인수하고 현지 당국의 승인을 남겨 둔 하나은행은 이날 인도네시아 유학생 80여 명을 초청해 가든파티, 전통 노래 및 춤 공연, 민속촌 방문 등의 이벤트를 열었다. 초청된 유학생은 대부분 국비장학생이며 국내에서 석사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인재들이다.

하나은행 전략기획부 김진휘 팀장은 “인수가 확정되면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 등에 주력할 방침”이라며 “한국어와 영어에 능통하고 양국 문화에도 익숙한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이 행사를 열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비슷한 취지에서 중국 지린(吉林)대에 ‘하나금융전문가 과정’을 개설해 선진 금융기법을 현지인들에게 전수하고 있으며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는 장학금도 주고 있다. 지난해부터 111명의 현지 금융인, 관료, 학생, 교사 등이 이 과정을 거친 뒤 하나은행에 우호적인 금융 전문 인력으로 거듭났다.

○금융 실무 가르치는 인턴십도 인기

한국에 와 있는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금융 실무를 가르치는 인턴십 프로그램도 은행권에 확산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6월 미국 캐나다 일본 중국 등 14개국 유학생 39명을 선발해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을 6주 동안 진행했다. 인턴들은 단체연수를 받은 뒤 은행 직원들과 일대일로 연결돼 실무 교육을 받았다. 자원봉사와 신한은행 문화체험, 국내 은행의 현지화 및 발전전략 발표회도 열렸다. 신한은행은 인턴십이 끝난 뒤에도 분기별로 모임을 갖고 이들과의 관계를 이어 가고 있다.

우리은행도 6월 말부터 7주 동안 중국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 베트남 등 4개국 유학생 10명을 대상으로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기업은행은 인도네시아 몽골 러시아 우즈베키스탄의 대학생들을 선발해 7월 한 달 동안 본점에서 전반적인 은행 업무를 가르쳤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한발 더 나아가 채용 후 국내 직원들과 같은 대우 및 승진 기회를 보장해 줘야 우수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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