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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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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털 라이프’에 익숙한 소비자가 늘면서 렌털 시장도 다양해지고 있다. 여러 품목을 원스톱으로 대여할 수 있는 종합 렌털전문점(www.rentalok.co.kr)도 2년 전에 생겨나 최근 30여 개로 부쩍 늘었다.
한국렌탈협회(www.korent.or.kr)는 개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렌털 시장 규모를 연간 2조 원대로 보고 있다. 렌털업계 매출은 월드컵으로 소비가 활성화된 2002년경부터 활기를 보여 매년 약 30%씩 급성장하고 있다. 》
일반대여에서‘유지보수형 렌털’로 진화
요즘은 단순 대여를 넘어 제품 관리를 철저히 책임지는 ‘유지 보수형 렌털’이 인기다. 소비자는 편리하게 사용만 하면 된다. 수리 및 관리는 모두 렌털업체의 몫이다.
회사원 노종길(34·경기 오산시) 씨는 10년 전 산 승용차 아반떼를 팔고 최근 쏘나타를 3년간 렌트한 뒤 자동차 관련 스트레스가 없어졌다. 차량 정비와 보험 가입 등 ‘귀찮은 일’은 모두 렌터카업체에 맡기고 차만 몰면 된다. 지난달 접촉사고가 났을 때도 렌터카업체에서 ‘뒤처리’를 해 주고 그는 다시 새 차를 받았다.
금호렌터카(www.Kumhorent.com)에 따르면 노 씨처럼 법인이 아닌 개인이 승용차를 장기 대여하는 비율이 2004년 전체 고객의 5%에서 올해 25%까지 증가했다. 장기 대여 수요가 증가하자 이 회사는 최근 아예 ‘마이드라이브’라는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장기 대여 상품을 내놓았다.
몸이 불편한 노인이나 맞벌이 부부가 선호하는 청소용품 렌털도 대표적인 유지보수형. 허리가 불편한 오윤자(61·여) 씨는 두 달 전부터 ‘막대형 항균걸레’를 빌려 쓴다. 오 씨는 “매달 1만 원만 내면 업체가 걸레의 세척과 항균 처리를 해 주기 때문에 걸레를 빨기 위해 허리를 굽힐 일이 없어졌다”고 흐뭇해했다.
실버품목, 전자제품등 종류도 다양해져
‘실버 품목’이 대표적인 사례다. 노인이나 가족들이 직접 소유보다는 대여를 선호하면서 휠체어나 노인용 보행차가 최고 인기 품목으로 떠올랐다.
몸이 아픈 부친을 위해 최근 휠체어를 구입한 주부 김모(56) 씨는 “최상급으로 구매하면 30만 원이지만 대여를 하면 월 3만 원”이라며 “비용도 저렴하고 아버지 건강이 호전되면 처분도 쉽다”고 말했다.
캠코더, 카메라 등 각종 정보기술(IT) 제품도 렌털 시장의 주요 품목으로 떠올랐다.
하루가 멀다 하고 최신 모델이 쏟아져 맘먹고 장만한 제품이 금세 구식이 돼 버리기 때문에 필요할 때마다 최신 제품을 빌려 쓰는 것이 이득이다.
이런 경향을 반영해서 법인 대상 렌털에 치중했던 ‘아주렌탈(www.ajurental.com)’은 다음 달부터 개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액정표시장치(LCD) TV, 노트북, 에어컨 등 가전제품 렌털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종합 렌털전문점 ‘렌탈오케이’의 전성진 대표는 “최근 참살이(웰빙) 열풍을 타고 기존에 트레드밀에 집중됐던 렌털 수요가 사이클 등 다양한 용품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렌털관련 소비자불만 사례도 늘어
렌털 서비스를 찾는 소비자는 늘었지만 렌털업체가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정윤선 한국소비자원 책임연구원은 “렌털산업 성장에 따라 제품으로 인한 피해 사례도 늘고 있다”며 “대여품으로 피해를 보았을 때 소비자와 업체 간의 원활한 문제 해결을 위해 ‘표준약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렌털제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리적인 가격 책정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형원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렌털업체들은 제품의 가치를 체계적으로 계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제품의 잔존 가치를 계산해 대여 요금을 정확히 산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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