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모든게 배워야 할 본보기”

  • 입력 2007년 10월 20일 03시 00분


■ 中 최대 철강업체 바오강그룹 쉬러장 회장

“기술개발 투자-혁신 감탄 우리도 인수합병 나설 것”

“한국의 포스코는 우리가 배워야 할 본보기입니다.”

중국 최대의 철강업체인 바오강(寶鋼)그룹의 쉬러장(徐樂江·48·사진) 회장이 한국의 포스코에 최고의 찬사를 보냈다.

중국 공산당 제17차 전국대표대회(17차 당 대회)에 당 대표로 참석한 쉬 회장은 19일 베이징(北京)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포스코와 바오강그룹의 기술 수준이 얼마나 차이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쉬 회장은 바오강그룹의 과학기술위원회 회장으로 일할 당시 무려 739개의 기술을 개발해 104개의 신제품 개발로 연결시킨 ‘철강기술맨’. 따라서 그의 칭찬은 경쟁사에 대한 단순한 찬사가 아니라 조만간 따라잡겠다는 각오로 들린다.

다음은 일문일답.

―바오강의 기술 수준을 한국의 포스코와 비교한다면….

“포스코의 관리 방식, 기술, 제품 개발 모두 우리가 배워야 할 대상이다. 특히 제품 개발은 선망의 대상이다. 우리는 포스코의 친환경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 및 혁신에 감탄한다. 전체적으로 말해 포스코는 우리가 배워야 할 본보기이다.”

―바오강그룹이 최근 엄청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의 철강산업은 생산규모는 커졌지만 에너지 효율이 낮고 자원 소모형이다. 바오강 역시 몸집은 크지만 강한 철강회사라고는 말할 수 없다. 바오강은 현재 크면서도 강한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최근 선진기술을 도입해 자원과 에너지를 절약하고 환경보호에 힘쓰고 있다.”

―최근 세계 철강업계가 인수합병(M&A)이 추세인데….

“맞다. 중국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도 이를 지켜보고 있다.”

바오강은 올해 신장(新疆)의 바이(八一)철강을 인수해 생산능력을 연 3000만 t으로 끌어올리고 한단(邯鄲)철강과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등 적극적으로 몸집 불리기를 해 왔다.

―철강 생산량을 연 8000만∼1억 t으로 늘린다고 하던데….

“바오강은 현재 3000만 t을 생산하지만 4000만 t을 바라보며 5000만 t을 생각한다. 다음 전략은 국내의 인수합병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다. 인수합병을 통해 직면한 어려움을 더욱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8000만∼1억 t이 장기적인 목표이기는 하지만 언제까지 달성할 수 있을지는 말하기 어렵다.”

쉬 회장은 장시(江西)야금학원을 졸업하고 1982년부터 줄곧 바오강에서 일해 왔다. 밑바닥 근로자부터 시작해 회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중국 정부가 성장 일변도로 바오강을 키워 온 셰치화(謝企華·64) 전 회장을 퇴진시키고 창조적 기술 혁신을 중시하는 그를 회장에 앉힌 것은 철강산업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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