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모녀 마케팅’ 후끈…“엄마-딸, 쇼핑도 여행도 함께”

  • 입력 2007년 10월 3일 0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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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브 리얼 뷰티 캠페인 사진전’에서 모녀 모델로 뽑힌 성병숙(52·왼쪽) 서송희(25) 씨 모녀. 사진 제공 유니레버
‘도브 리얼 뷰티 캠페인 사진전’에서 모녀 모델로 뽑힌 성병숙(52·왼쪽) 서송희(25) 씨 모녀. 사진 제공 유니레버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가 7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쌈지’에서 열고 있는 ‘도브 리얼 뷰티 캠페인 사진전’. 이번 행사에 참가한 어머니와 딸들이 손도장을 찍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가 7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쌈지’에서 열고 있는 ‘도브 리얼 뷰티 캠페인 사진전’. 이번 행사에 참가한 어머니와 딸들이 손도장을 찍는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회사원 강문정(25) 씨는 여름휴가 때 어머니와 둘이서 3박 4일간 필리핀 여행을 다녀왔다. 외동딸인 강 씨는 평소 어머니와 백화점이나 동대문시장에서 쇼핑을 즐긴다. 옷이나 구두도 함께 사용한다. 강 씨는 “남동생이 있지만 가족 중에서도 같은 여자인 엄마와 취향이 통해 친구처럼 지낸다”고 말했다.》

가족 구성원이 줄면서 모녀(母女) 관계가 친구처럼 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의 가구당 평균 가구원 수는 1975년 5명에서 2005년 2.9명으로 줄었다.

트렌드 컨설팅 회사인 아이에프네트워크 김해련 대표는 “자녀가 줄어 예전에는 자매끼리 즐기던 쇼핑, 여행 등을 이제는 모녀가 함께 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모녀는 같은 여자이기 때문에 취미나 성향이 비슷해 ‘부녀(父女)’나 ‘모자(母子)’ 관계보다 친밀도가 높다.

여기에 여성의 경제력까지 커지면서 기업들이 모녀를 겨냥한 상품을 내놓거나 이벤트를 여는 등 ‘모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모녀 마케팅의 최대 장점은 한 상품으로 여러 연령대의 소비자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백화점은 2005년부터 ‘엄마와 딸이 함께 입는 옷’을 콘셉트로 한 프랑스 여성 캐주얼 브랜드 ‘꼼뜨와 데 꼬또니에’를 직수입해 9개 매장에서 판매 중이다. 이 브랜드 매장에는 3∼60세까지 다양한 연령의 여성을 위한 옷이 함께 진열돼 있다. 현대백화점 노자영 MD는 “엄마와 딸이 함께 매장을 찾아 비슷한 디자인의 옷을 사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엄마와 딸이 함께 입는 옷’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운동으로 몸매를 관리하고 젊은 패션을 선호하는 중년 여성이 늘었기 때문. 몇 해 전만 해도 40, 50대 여성들은 ‘부티크’(전문 디자이너) 스타일의 정장을 즐겨 입었지만 요즘엔 딸과 옷장을 함께 쓰는 중년 여성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대홍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 최숙희 부장은 “요즘은 몸매에 신경 쓰는 40, 50대 중년 여성들이 정장보다는 20, 30대가 입는 캐주얼 의류를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쇼핑몰 패션플러스는 여성이 자신의 옷과 어머니의 옷을 함께 구입할 경우 외식상품권을 주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경제력 있는 딸들을 공략해 이왕이면 어머니 옷까지 사게 만들려는 전략이다.

여행사나 호텔도 모녀 마케팅을 도입했다.

여행사들은 ‘딸과 함께 싱가포르 2박 4일’, ‘엄마와 함께 후쿠오카∼하우스텐보스 3일’ 등의 모녀용 여행상품을 앞 다퉈 내놓았다.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과 서울프라자호텔은 모녀가 함께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휴식을 즐기는 패키지를 운영 중이다.

기업들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모녀 모델’을 내세우기도 한다.

생활용품 기업 유니레버는 7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쌈지’에서 모녀 10쌍의 사진을 전시하는 ‘도브 리얼 뷰티 캠페인 사진전’을 연다.

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 박재항 소장은 “친구 같은 모녀는 ‘따뜻’하고 ‘쿨(Cool)’한 이미지를 동시에 풍기기 때문에 기업의 브랜드 관리에 매력적인 소재”라고 말했다.

신성미 기자 savo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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