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카페]국민연금운용 ‘독립’이 생명

  • 입력 2007년 9월 8일 02시 59분


《국민연금 지배구조 개편안이 우여곡절 끝에 기금운용위원회를 정부에서 독립시켜 민간전문가에게 맡기는 방향으로 정해졌습니다. 운용위원 수를 현재의 21명에서 7명으로 줄이고 위원회를 상설화해 기금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입니다.》

현재 정부 대표와 노사 대표, 가입자 대표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주식 투자의 필요성을 놓고 논란을 벌일 정도로 의사 결정이 느려 기금운용이 경직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7월 말 현재 기금 자산이 212조 원에 이를 정도로 몸집이 커졌지만 비효율적 운용으로 최근 3년간 수익률은 6.71%에 불과합니다.

7월 국민연금법 개정으로 기금 고갈 시기를 조금 늦춰 놓기는 했지만 국민에게 안정적으로 연금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수익률을 높여야 합니다. 수익률을 연간 1%포인트만 올려도 기금 고갈 시기를 3년 정도 늦출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민간 전문가들이 이번 정부 결정에 대해 “진작 했어야 할 일”이라며 환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국민연금기금은 국민의 피와 땀이 서려 있는 돈이라는 점입니다. 일각에서 ‘국민연금 운용과정에 가입자의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며 정부 결정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왜 나오는지를 잘 헤아려야 할 것입니다.

‘정부가 위원회에서 가입자 대표 등을 배제하고 민간전문가들로만 구성한 뒤 기금운용을 배후에서 조종하려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사람들도 없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당수 전문가들이 “위원회가 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국민은 정부가 경제정책을 수행하면서 국민연금기금을 쌈짓돈처럼 갖다 쓰고 이자도 제대로 내지 않았던 일을 기억합니다.

이런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려면 정부는 연금 운용기관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합니다.

새로 출범하는 연금운용기관도 국민연금이 퇴직한 국민의 마지막 안전판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수익률을 높이는 데 노력하길 바랍니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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