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아이 아파트가 키워 드려요”

  • 입력 2007년 9월 8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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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같은 거실거실에 대형 붙박이 책장을 설치한 현대산업개발의 라이브러리하우스 모형. 사진 제공 현대산업개발
도서관 같은 거실
거실에 대형 붙박이 책장을 설치한 현대산업개발의 라이브러리하우스 모형. 사진 제공 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이 대구 달서구 월배동에 짓고 있는‘힐스테이트’ 아파트의 자녀 방에는 특이한 조명 리모컨이 있다. 리모컨에는 언어, 수리,휴식, 취침 등의 버튼이 있는데 각 버튼을 누를

때마다 조명의 색상과 밝기가 달라진다.

교육학자와 의사들에게 의뢰해 집중력을 높이고 시력도 보호할 수 있는 적절한 조명을 개발한 것.》

이중 소음차단 기능을 갖춘 방음문을 달아 외부의 시끄러운 소리를 막아 준다.

또 열 교환 환기 시스템이 오염된 실내 공기를 배출하고 외부의 먼지를 걸러내 쾌적한 학습공간을 만든다.

아파트가 자녀들의 지능지수(IQ)와 감성지수(EQ)를 높이는 ‘똑똑한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 의사등 전문가 조언 설계 반영

동양건설산업은 최근 경기 김포시 북변동에 분양한 ‘김포파라곤 2차’ 모델하우스에 교육 전문가를 초빙해 ‘머리 좋은 아이로 키우는 공간 배치’를 제안했다.

‘학습공간으로 바뀐 안방’ 등 다양한 제안이 쏟아졌는데 특히 ‘대면(對面)형 주방’이 인기를 끌었다. 대면형 주방은 공부방과 주방 사이 벽면을 유리로 만들어 엄마와 아이가 수시로 서로를 확인하고 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성원건설은 경기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에 짓는 상떼빌 아파트 자녀방에 시스템 가구를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기존의 획일적인 책걸상을 빼고 아이 특성에 맞게 구성한 맞춤 가구를 넣은 것이다.

현대산업개발과 대림산업 등은 거실 한쪽 벽면에 대형 책꽂이를 설치했다. TV 거치대를 없앤 자리에는 피아노 연주 공간을 만들었다.

이종진 현대산업개발 상품개발본부장은 “TV 시청으로 대화가 단절되던 거실을 교육과 소통의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고 말했다.

○ 단지 안에 전자도서관 갖춰

아파트 단지 내에 영어마을과 전자책도서관, 학원 등이 갖춰진 ‘에듀아파트’도 등장하고 있다.

월드건설은 다음 달 분양하는 울산 북구 매곡동 ‘월드시티’ 아파트 단지에 영어마을을 조성한다.

영어마을은 입주자 공용 공간에 설치되며 전문 강사가 찾아와 영어를 가르친다. 정기적인 레벨 테스트도 실시해 성적이 좋은 학생들을 사이판 공립 초등·중등학교에 연수를 보내 주기로 했다. 교육 비용의 절반은 월드건설 측이 부담한다.

한화건설은 인천 남동구 논현동 에코메트로 아파트 단지 내에 수험생을 위한 독서실을 만들었다. 시험 기간에는 24시간 개방해 부모들이 안심하고 자녀들을 독서실에 보낼 수 있게 됐다.

진흥기업은 경기 남양주시 도농동에 짓는 ‘마제스타워’ 입주민들을 위해 전자책 도서관을 만들었다. 입주민들은 전자책 인터넷 사이트(ebook.chinhung.co.kr)에 들어가 컴퓨터를 이용해 4만여 권의 책을 무료로 읽을 수 있다.

이명희 참공간디자인연구소 대표는 “아파트의 전통적인 공간 개념이 바뀌고 있다”며 “자녀들의 성향과 장래 희망에 따라 공간배치나 인테리어를 바꾸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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