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대우건설 인수합병 6개월‘한 지붕 두 식구’

  • 입력 2007년 7월 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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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적 결합이 잘 이뤄지고 있습니다.”(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

“아직 서로 관찰 중이죠.”(대우건설 직원)

지난해 12월 대우건설을 인수한 금호아시아나그룹 측과 인수를 당한 대우건설 직원들은 3일 양측의 결합에 대해 이처럼 서로 다른 평가를 내렸다.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지 6개월여가 흐른 현재 양측은 얼마나 잘 융화하고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을까.

지난해 금호그룹은 인수합병(M&A) 시장의 ‘대어(大魚)’로 꼽힌 대우건설을 6조4000억 원에 인수해 단번에 재계 11위에서 7위(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제외)로 올라섰다.

재계의 관심은 금호그룹이 거대 공룡과도 같은 대우건설을 잘 끌어안을 수 있을지에 모아졌다. 2005년 금호그룹 전체 매출액은 11조1147억 원, 대우건설은 5조756억 원이었다.

금호그룹은 인수 직후부터 박삼구 회장이 선두에 서서 대우건설을 끌어안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스킨십 경영’을 내세운 박 회장은 올해 1월 초부터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우빌딩 25층에 집무실을 내고 매주 1, 2회 이곳으로 출근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대우건설 구내식당에서 ‘호프데이’를 열어 임직원 800여 명과 함께 맥주를 마시며 우의를 다졌고 올해 상반기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등 대우건설의 해외 현장을 두 차례 찾아 임직원을 격려했다.

금호그룹이 대우건설 직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화학적 결합’이 순조롭게 이뤄진 것 같지는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대우건설의 한 직원은 금호그룹의 대우건설 인수에 대해 “과거 건설부문에서 대우와 금호는 비교 대상이 아니었다”며 “아직도 자존심이 상하는 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올해 상반기 금호석유화학이 대우건설을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전남 여수시에 있는 석유화학공장 증설 공사(1060억 원 규모)를 대우건설에 맡겼지만 대우건설 내에서는 “금액도 적고 이익도 별로 안 나는데…”라며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대우건설 직원들의 괴리감은 올해 5월 금호그룹이 서울역 대우빌딩 매각을 본격 추진하면서 더 깊어지는 양상을 보인다. 김우중 전 회장 시절 세계경영을 상징했던 건물이 팔리는 것에 허탈해하는 직원이 많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호그룹 측은 “지난해 인수 당시 박 회장은 ‘대우건설의 인재를 사고 싶다’고 말했다”며 “대우건설을 그룹의 주력기업으로 안착시켜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도록 그룹은 계속 투자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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