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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6월 18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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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신용대출 금리를 낮추고 한도와 대상을 크게 확대하면서 은행 간 출혈경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증가하던 중소기업대출은 최근 중견건설업체인 ㈜신일의 부도와 금융감독 당국의 변칙대출 감독으로 급속히 둔화되는 추세다.
신용대출이란 은행이 담보를 잡지 않고 대출자의 직업 연봉 주거형태 등 신용상태를 평가해 대출해 주는 것. 마이너스통장 대출도 신용대출에 포함된다.
○ 갈수록 낮아지는 신용대출 문턱
각 은행은 최근 신용대출 신상품을 속속 선보이며 파격적 조건을 내걸고 있다.
우리은행이 4월 선보인 ‘우리 로얄클럽 대출’은 최대 1억 원에 연 소득을 합산한 금액만큼 빌려 주고 있다. 이 은행의 기존 신용대출 상품인 ‘직장인 우대 신용대출’이 연 소득만큼만 빌려줬던 것에 비하면 한도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또 거래실적과 주택보유 여부를 신용평가 항목에 포함시켜 아파트 관리비만 이체하면 주부나 자영업자들도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국민은행이 3월 내놓은 ‘KB신용테크론’도 이 상품의 전신인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 신용대출’의 조건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금리를 최고 연 3% 낮췄다.
신한은행이 4월에 선보인 ‘샐러리론’은 회사 재직 기간이 3개월 이상이고 급여이체를 하면 소속 회사에 상관없이 대출한도 및 금리를 우대해 주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신용대출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3조9468억 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은 76억 원 줄었다.
○ ‘이젠 신용대출 리스크 경계할 때’
기존 신용대출 시장에서는 퇴직금이 일종의 담보 역할을 하는 공무원 고객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의사 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과 삼성그룹 등 우량기업 직장인도 주요 고객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주부에게까지 신용대출이 확대되면서 은행들이 감수할 리스크는 더욱 커졌다. 한 예로 SC제일은행의 ‘세렉트론’은 금리가 7.75∼17%로 최저금리와 최고금리의 폭이 10%포인트에 육박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저금리와 최고금리의 폭이 넓을수록 리스크가 커진다”면서 “은행들이 리스크를 안고 대출을 확대하면 연체율이 올라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 간 경쟁으로 대출은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예금은 펀드 등으로 빠져나가면서 주요 시중은행들의 올해 1분기(1∼3월) 예대율은 100을 넘어섰다. 예대율은 원화대출금 평균잔액을 원화예수금과 양도성예금증서(CD) 평균잔액으로 나눈 것으로 예금의 지불요구에 응하기 위해 80 정도가 적정 수준으로 여겨지고 있다.
증권사로 빠져나가는 돈을 막기 위해 연 5% 이상을 보장하는 은행 간 고(高)금리 경쟁도 치열해졌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들의 신용평가능력이 갑자기 향상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합쳐서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인정비율(LTV)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통합적 리스크관리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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